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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건/사고

    [훅!뉴스] 성폭행 희망자 실시간 모집…'소라넷' 막장범죄

    과거 소라넷 운영진 등 소탕, 서버 파괴는 못해…해외서버 두고 날로 지능적·폭력적

    -수면제 탄 술 ‘여친’에게 먹이고 ‘초대남’ 모집...성폭행 장면 촬영
    -헤어진 여친과 성행위 찍은 동영상 유포 ‘리벤지’ 포르노 만연
    -도촬 영상 가득한 ‘훔쳐보기’코너, 모든 여성 잠재적 피해자化
    -방심위, 소라넷 유포 수단 트위터에 선 닿지 않아 협조 못 구해
    -경찰, 10년전 소라넷 수사때 사람만 처벌하고 서버는 방치

    사건의 실체에 훅! 들어가 봅니다. 취재를 통해서 확인한 뉴스의 진실을 보여 드립니다. [훅!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김현정>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 코너. 기자가 파고든 뉴스의 진실 ‘훅뉴스’ 시간, 오늘도 권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기자 어서 오세요.

    ◆권민철>안녕하세요?

    ◇김현정>오늘 준비한 훅뉴스, 주제 때문에 고심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권민철>네. 이 시간 출근시간이기는 하지만 혹시 미성년자도 듣게 될 수 있어서 고민이 좀 있습니다.

    ◇김현정>19금 이라도 되나요?

    ◆권민철>저희 방송이 공중파인데 그럴 리는 없겠죠. 다만 보도 내용에 선정성과 폭력성이 조금 들어 있어서 혹시라도 호기심이나 모방이 없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김현정>청취자 여러분, 혹시라도 자녀들과 방송 듣고 계시면 각별한 지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안들 해주시고, 일단 주제부터 말씀해 주시죠.

    ◆권민철>오늘 주제는 대한민국 대표 음란사이트 소라넷 이야기입니다.

    ◇김현정>소라넷 생소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시사에 관심 많은 저희 청취자들은 알 수도 있을 거에요. ‘대표 음란사이트’라고 하셨어요. 왜 그런가요?

    ◆권민철>이 사이트 개설한지 16년이 됐구요. 가입자 추산 100만명에 트위터 팔로워 38만명, 또 한 외국계 백신업체(어베스트)의 카테고리별 검색률 조사에서 네이버 보다 높은 2위를 기록했습니다. 실제 헤아려보니 어림잡아 조회수는 시간당 3천명 정도 됐구요. 인기게시물 조회수 9만건 정도 됩니다. 인증절차가 필요 없어서 누구나 간단히 가입이 가능합니다.

    ◇김현정>저번 여름에 워터파크 탈의실 몰카사진도 사이트에 게시됐었죠?

    ◆권민철>그렇습니다. 최근엔 인터넷 상에서 이 사이트 폐쇄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요. 소라넷 트위터의 팔로워 명단을 누군가 공개해서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소라넷 반대 커뮤니티도 생겼고. 하여간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사이트입니다.

    ◇김현정>실제 들어가 보니 어떻던가요?

    ◆권민철>예상보다 심각했습니다. 단순 음란 사이트가 아니라 각종 충격적인 범행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김현정>대체 어떤 내용이 있길래요?

    ◆권민철>지난 14일 새벽 2시 39분에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을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방송상 그대로 옮기지는 못하겠지만 대략 이렇습니다. “여기 서울 왕십리인데, 술먹고 의식 잃은 여자가 누워있으니까 빨리 오라” 그런 내용입니다. 그러자 50개의 댓글이 순식간에 붙는데, “내가 가겠다”, “내 연락방법은 이렇다” 이런 댓글들입니다.

    소라넷에 올라온 성폭행 모의 글. 성폭행 장면을 찍겠다는 내용에 50여개의 희망 댓글이 붙어있다. (사진=소라넷 캡처)
    ◇김현정>여성을 의식 없게 만들었다는 뜻인가요?

    ◆권민철>그렇습니다. 술이나 약을 먹고 의식 잃은 여성을 이 곳 은어로 ‘골뱅이’라 합니다. 문제의 글을 경찰에 신고한 쪽 이야기는 이 글이 바로 골뱅이에 대한 ‘성폭행 모의’라고 했습니다. 시민단체 ‘소라넷 고발 프로젝트’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음성: 음성변조) "물뽕이라고 해서 술이랑 여러 약물이랑 조합해서 여성에게 정신을 잃게 하는 약이거든요. 다리에 힘이 풀리거나, 정신을 확 잃어버리세요. 그니까 빙빙돌았다 해서 골뱅이거든요. 나이트에서 골뱅이를 제공하는 나이트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김현정>오죽하면 소라넷 겨냥 시민단체가 있겠어요. 결국 의식 잃은 여성을 성폭행할 남성을 모집하고 있다는 거네요.

    ◆권민철>이게 성폭행이기도 하면서 성매매이기도 합니다. 글 게시자는 모집된 남성(초대남)들로부터 돈(룸비)을 받는다고 합니다. 다른 목적도 있다고 하고요.

    ◇김현정>어떤 다른 목적이요?

    ◆권민철>범행 순간을 촬영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동영상 유료 사이트로 유통될 텐데, 결국 돈벌이 수단인 겁니다.

    ◇김현정>게시물 보고 온 남성한테 돈 받고 성폭행 하도록 하고, 그 장면을 올려서 또 돈 벌고. 정말이지 충격적인데.. 다른 불법적인 것들, 또 뭐가 있던가요?

    ◆권민철>성매매 알선은 부지기수이고요. 미성년 성매매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미성년 스와핑도 있었구요. 최근에는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김현정>리벤지 포르노는 또 뭔가요?

    ◆권민철>헤어진 여자 친구를 복수하기 위해서 과거에 찍어놨던 성행위 동영상을 올리는 걸을 일컫습니다. 다시 ‘소라넷 고발 프로젝트’ 관계자의 설명 들어봅니다.

    (음성 변조): "복수용으로 여자의 얼굴을 뿌리는 행위를 리벤지 행위라 해요.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성행위 영상을 뿌리 것. 학번, 반, 이름, 어떤 대학교 이렇게... 사실 한국 포르노는 다 리벤지 포르노라고 보면 되요."

    ◆권민철>이런 동영상 말고 여성을 몰래 찍어서 올리는 사진도 많습니다.

    ◇김현정>도촬, 도둑촬영을 말하는 거죠?

    ◆권민철>몰카죠. 소라넷 안에 ‘훔쳐보기’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여성들의 은밀한 사진이 실물 그대로 올라와 있습니다. 지하철, 화장실, 기숙사 등 공공장소는 물론이구요. 가정집, 아파트에서 찍은 사진도 많습니다. 누가 대상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한국성폭력상담소 방이슬 팀장의 진단 들어보시죠.

    (음성) "공공장소에도 작은, 위장카메라 설치해서 찍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잖아요. 정말 마음 놓고 공중화장실 사용할 수 있을까? 집밖 화장실 사용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커진 거여서 이런 공공장소 몰카가 여성들의 일상을 굉장히 위축시키는..."

    ◇김현정>추산 가입자가 100만명인데, 얼마나 위험한가 알려드리기 위해 하나하나 짚는건데, 그런데 앞서 16년 됐다고 했잖아요? 단속이 안 되는 건가요?

    ◆권민철>이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서 단속이 쉽지가 않습니다.

    ◇김현정>그렇다고 아무런 대응을 못하나요?

    ◆권민철>접속을 차단하는 방법이 있기는 있습니다. 해당 인터넷주소(URL, IP)를 무력화시키는 건데요. 문제는 그럴 경우 또 다른 새로운 인터넷주소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겁니다.

    ◇김현정>어떻게요?

    ◆권민철>트위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트위터 팔로워는 38만명이나 되거든요. 이들에게 그 때 그 때 새로운 인터넷 주소를 전파하는 거죠.

    ◇김현정>새 주소를 전파하면 그 주소도 곧바로 차단시키는 건가요?

    ◆권민철>이게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업무인데, 방심위의 행정력이 이 사이트의 발 빠른 운영을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방심위 설명을 들어보면요, 그런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위원회가 의결구조라서 먼서 위원회를 소집하고, 의결하고, 차단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그런 과정을 밟다보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김현정>답답하네요. 그러면 이용자들에게 새주소를 퍼뜨리지 못하게 트위터 계정을 차단하면 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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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철>트위터가 국내 회사가 아니라 협조 요청을 못했다는 게 방심위 쪽 해명입니다. 또 트위터 본사와의 채널(담당자)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도 없었다고 하구요.

    ◇김현정>이렇게 심각한 사이트인데, 이 문제를 협의할 사람을 찾지 못했다는 게 이해가 잘 안된네요?

    ◆권민철>처음에는 트위터 코리아쪽에 그전에 요청했다고 하는데, 그 곳이 별다른 역할을 해주지 못해서 최근에야 미국 트위터 본사쪽에 접촉을 시도중이라고 합니다.

    ◇김현정>이것도 결국은 행정당국의 늑장 대응이 화를 키운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되네요?

    ◆권민철>그렇다고 봐야할 겁니다. 지금이라도 트위터 본사쪽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김현정>그러면, 수사당국은 뭐했나도 궁금해지네요.

    ◆권민철>사실 소라넷은 2004년에 경찰 수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기사를 살펴보니까요, 사이트 운영자를 구속하고 5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돼 있습니다. 협력사들, 그러니까 홈페이지 제작업체라든가, 검색엔진 채팅프로그램 제작업체, 또 인터넷 회선임대업체 등도 처벌했다는데 “원천 봉쇄차원에서 일괄 처벌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여기서 경찰청 최준영 사이버수사기획팀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음성) "그 당시 운영진 일체하고 광고 붙이는 사람들까지 소탕한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사람들은 소탕을 했는데, 시스템과 관련해 후속처리가 잘 안됐는지, 일종의 양도 형태로 넘어가 버렸던 거죠."

    ◆권민철>여기서 말하는 후속 처리.. 소라넷의 숙주라 할 수 있는 서버, 그 서버를 파괴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김현정>결국 그 때 뿌리를 뽑지 못한 게 일을 키운 거네요? 듣고 보니 어이가 없네요. 보통문제가 아닌데, 일주일간 취재해본 바 이 게 뿌리를 뽑자면 뽑을 수 있겠습니까?

    ◆권민철>그렇습니다. 하지만요. 그 때도 전부다 적발하고 일망타진했는데, 지금이라고 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제가 장담컨대요 2~3개월이면 소라넷 사이트 충분히 뿌리 뽑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의지의 문제라고 봅니다.

    ◇김현정>일주일간 취재 하느라 고생하셨는데, 청취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 없나요?

    ◆권민철>소라넷이 사라져도 제2, 제3의 소라넷은 앞으로도 생겨날 겁니다. 지금도 그런 사이트가 있을 거고요. 문제는 인식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시죠. 공중파 TV 같은 거 보면요 연예인들이 “어제 야동봤다”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요 “나 어제 포르노 봤다” 이런 말입니다. 어떻게 포르노 봤다는 말을 방송에서 할 수 있겠습니까? 야동이라는 말이 포르노라는 말을, 말하자면 귀엽게 포장한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 포르노는 불법인데 용어부터 잘못돼 있다보니까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모해해 진 겁니다. 이건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의 주장이기도 한데요, 이런 언어습관부터 바로잡아야 인식도 바뀌고, 문화도 바뀔 수 있을 겁니다.

    ◇김현정>네, 오늘 훅뉴스, 포르노 사이트를 넘어서 성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사이트 소라넷을 파헤쳐 봤습니다. 권민철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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