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경기에서 슛을 던진 선수가 착지하는 공간은 반드시 인정돼야 한다. 또 조심해야 한다. 수비수의 발이 무리한 혹은 미숙한 견제 시도로 인해 착지하는 선수 발 아래에 놓였다가는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고양 소노와 서울 SK의 경기 도중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날 경기는 필리핀 국적의 아시아 쿼터 선수인 케빈 켐바오(소노)의 KBL 데뷔전이었다. 소노는 오랫동안 영입에 공들였고 그가 팀에 합류하기만을 기다렸다. 켐바오는 경기 초반 3점슛 2개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소노의 보는 눈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했다.
그런데 켐바오는 2쿼터 초반 3점슛 라인 정면 부근에서 3점슛을 던진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SK 오세근의 발을 밟았다. 발목이 꺾였고 이후 코트를 밟지 못했다. 소노 관계자는 13일 켐바오가 인대 손상으로 인해 4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켐바오가 슛을 시도하는 순간 정면에 있던 오세근이 반응했다. 그는 슛을 견제하기 위해 몸의 무게 중심을 앞으로 한 채 도약했다. 켐바오와 충돌을 우려한 오세근은 뒤늦게 몸을 틀었지만 착지하는 켐바오의 오른발이 오세근의 발 위로 떨어지면서 크게 꺾였다.
당시 KBL 심판진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오세근이 켐바오가 착지하는 공간, 랜딩 스페이스(landing space)를 침범하지 않은 것으로 봤기 때문일 것이다.
KBL 심판부는 13일 오후 해당 장면에 대한 자체 리뷰를 실시한 결과 오세근의 파울이 선언됐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둘 사이 물리적 충돌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오세근이 켐바오의 착지 공간을 침범한 것으로 본 것이다.
랜딩 스페이스에 관한 규칙은 선수 보호를 위해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수비수가 착지 공간을 침범할 경우 플래그런트 파울 등으로 추가 페널티를 줄 수 있고 KBL에 적용되는 국제농구연맹(FIBA) 규칙서에는 랜딩 스페이스를 침범할 경우 수비수에게 U-파울(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이 부여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퇴장까지 줄 수 있다고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