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선출된 유승민(43) 당선인이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묘소를 찾아 한국 탁구 발전에 헌신한 고인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유 당선인 측 관계자는 18일 "유 당선인이 오는 2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 묻힌 고인의 묘소를 참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14일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뒤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장미란 제2차관과 면담, 당선 기자 회견에 이은 공식 행보다.
조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7월 제20대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아 2019년 4월 별세 직전까지 한국 탁구를 이끌었다. 재임 기간 매년 10억 원 이상을 출연하는 등 전폭적으로 협회를 지원했고,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부산세계선수권대회 유치 등 한국 탁구 발전을 위해 힘을 쏟았다. 이에 협회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조 전 회장의 호인 일우(一宇)를 딴 일우배 동호인 대회를 2022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특히 유 당선인과 고인의 인연은 각별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 당선, 국제탁구연맹(ITTF) 집행 위원 선출 등 스포츠 행정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 당선인은 지난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대회 당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역에서 물러날 무렵 조 회장님께서 IOC 위원이 되도록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고 돌아봤다. 항공편 지원 등을 통해 스포츠 외교를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선수권 때 유 당선인의 스승인 강문수 당시 협회 부회장은 "당초 유 위원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는데 조 회장님 등 협회 수뇌부가 만류했다"면서 "이후 유 위원이 은메달을 따냈고 IOC 선수 위원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유 당선인이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따낼 당시도 조 전 회장은 현장을 찾아 응원했다. 4년 뒤 유 당선인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당시 선수단 투표에서 IOC 선수 위원으로 선출됐다.
ITTF 집행위원도 고인의 덕이 컸다. 세계선수권 당시 유 당선인은 "2018년 7월 대전에서 열린 코리아 오픈에서 회장님이 그렇게 몸이 불편하신데도 베이커트 회장 의전을 위해 본인의 차량을 내주는 등 세심하게 준비를 해주셨다"면서 "이전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에서도 남북 단일팀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내가 집행위원이 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 당선인은 조 전 회장의 뒤를 이어 2019년 탁구협회장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회장사에서 물러났지만 협회에 대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유 당선인도 해외를 오갈 경우 반드시 대한항공을 이용한다. 탁구협회장 시절에도 ITTF가 행사 초청으로 외국 항공사 티켓을 지원하면 유 당선인은 대한항공 티켓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