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명가' 현대캐피탈이 6년 만에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현대캐피탈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5전 3선승제)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25-20 18-25 25-19 25-23)로 제압했다.
앞서 홈에서 치른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현대캐피탈은 이날 3차전까지 집어삼키며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또 이번 시즌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현대캐피탈은 챔프전 우승까지 더해 2005-2006시즌 이후 무려 19년 만이자 통산 2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KOVO컵 우승까지 더하면 구단 사상 최초의 트레블이다.
2년 전 챔프전 패배도 말끔하게 설욕했다. 현대캐피탈은 2022-2023시즌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에 져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한항공의 5연패 도전을 저지하며 정상에 올랐다.
최근 현대캐피탈에는 '몰락한 명가'라는 오명이 따랐다. 준우승에 그친 2022-2023시즌을 제외하면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특히 2020-2021시즌 6위, 2021-2022시즌 7위에 머무는 등 암흑기를 보냈다.
하지만 프랑스 출신의 명장 필립 블랑이 지휘봉을 잡은 이번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V-리그에 잔뼈가 굵은 외국인 선수 레오가 합류해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고, 새로 선임된 주장 허수봉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등 팀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
허수봉과 레오 쌍포는 이날 경기에서도 각각 22점, 19점으로 펄펄 날았다. 여기에 최민호도 11점으로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 러셀은 양 팀 최다인 33점을 터뜨렸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첫 세트는 높이 싸움에서 승리한 현대캐피탈의 몫이었다. 블로킹 4개로 1개에 그친 대한항공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했다.
전광인(6점)과 허수봉(4점), 레오, 정태준(이상 3점) 등이 고르게 활약해 현대캐피탈의 1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대한항공은 러셀이 무려 9점을 뽑아냈으나,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에도 높이 싸움이 승부를 갈랐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1개)보다 3개 많은 4개의 블로킹을 성공했다.
무려 3개의 블로킹을 따낸 김규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여기에 러셀도 8점으로 현대캐피탈을 맹폭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허수봉이 3세트에만 7점으로 펄펄 날았고, 승부처마다 레오의 강서브가 대한항공 코트에 꽂혔다. 반면 대한항공은 무려 7개의 범실을 쏟아내며 자멸했다.
현대캐피탈은 여세를 몰아 4세트에서 경기를 끝냈다. 19-17에서 대한항공 김관우의 범실로 20점을 선점했고, 24-23에서 러셀의 범실이 나오면서 현대캐피탈이 우승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