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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린 안전모, 약 홍보로 채운 강의…산불진화대 교육 '위태위태'

산불과 맞서 싸워야 할 산불진화대원 교육이 부실과 상업성에 휘둘리고 있다. 심폐소생술(CPR) 교육 현장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이 홍보됐고, 수년째 똑같은 교재로 반복되는 교육은 현장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실습은 부족하고 장비는 낙후된 상황에서, 진화대원들은 오늘도 '무장 해제'된 채 불길로 향하고 있다.

CPR교육땐 건기식 홍보…교육은 10년째 같은 내용
최근 경남 양산에서 열린 CPR 교육은 산불진화대원을 대상으로 했지만 내용은 딴판이었다. 강사는 90분 강의 중 70분을 건강기능식품 홍보에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대상은 산불감시원과 산불진화대원 80여 명.

양산시청 관계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무료로 제공한 교육이었고, 좋은 취지에서 시작됐다"며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만 밝혔다.

산불 진화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산불방지기초과정'은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필수 교육이다. 가격은 10만 원. 교육비는 전액 교육생이 부담한다. 문제는 이 교육이 수 년 째 내용도, 교재도 그대로라는 점이다.

신현훈 공공운수노조 산림청지회장은 "10년째 교육 내용이 그대로다. 1년 차와 10년 차가 같은 강의를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자유게시판에도 "현장과 동떨어진 이론 교육은 오히려 위험하다", "형식적인 강의로 나랏돈만 낭비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강사진이 대부분 은퇴 공무원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신 지회장은 "현장을 경험하지 않은 공무원이 기초이론만 반복하는 교육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화대원 실습 훈련은 '그림의 떡'

실제 산불 진화를 위한 실습 훈련은 거의 없다. 지난해 5월, 산림청은 산불 진화 훈련센터 설계비로 9억 원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으나 예산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후 국회에서도 논의는 무산됐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산불 진화 과정에서 부상한 인원은 소방대원과 산림청 소속 진화대원을 포함해 총 90명. 그중 올해 3월 발생한 영남권 대형 산불에서만 18명이 다쳤다.

신 지회장은 "특수진화대가 출범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교육은 이론에 머무르고 있다"며 "제대로 된 훈련 없이 현장에 투입돼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공무원들이 자주 인사 이동을 하다 보니 현장 지휘 체계도 불안정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1월 13일 선발된 특수진화대 20여 명은 정식 교육도 없이 두 달 만에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

주업무는 잔불 정리…현실은 주불 진화에 투입
산불진화대원과 감시원은 본래 잔불 정리용 인력이다. 지급받는 장비도 안전모와 장갑 등 간단한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들이 '주불 진화'에 투입되는 일이 허다하다.

신 지회장은 산청 산불 현장에서 부상자를 만난 경험을 전하며 "공사 현장에서 쓰는 일반 안전모가 지급됐다. 불길에 녹기 시작하자, 결국 안전모를 벗고 흙탕물을 뒤집어썼다"고 말했다.

이론 중심 교육, 부실한 장비, 미흡한 훈련 속에서 산불진화대원들은 위험한 현장에 매일같이 노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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