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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팬 여러분, 이제 다른 트럭 보내주세요" 촌철살인 유머로 작별한 아본단자 감독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외인 사령탑이 통합 우승을 이끌고 팀을 떠난다. 이탈리아 출신 마르셀로 아본단자 감독이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정관장을 세트 스코어 3 대 2(26-24 26-24 24-26 23-25 15-13)로 눌렀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의 정상 등극이다. 2005-06, 2006-07, 2008-09시즌까지 흥국생명은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아본단자 감독으로서는 2전 3기 만의 V리그 우승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2022-2023시즌 정규 리그 막판 합류해 1위로 챔프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고, 다음 시즌에는 정규 리그 2위로 챔프전에 올랐지만 1위 현대건설에 우승컵을 내줬다. 올 시즌 다시 정규 리그 1위를 차지한 뒤 챔프전에서 힘겹게 정관장을 누르고 마침내 기쁨을 누렸다.

우승 뒤 인터뷰에서 아본단자 감독은 "대단한 우승"이라고 했다. "시즌 미디어 데이에서 흥국생명이 봄 배구 진출이 어렵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현대건설, 정관장이나 IBK기업은행 등에 비해 전력에서 밀렸다"면서 "선수들이 만들어낸 우승"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번 우승도 쉽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1, 2차전을 이겼지만 3, 4차전을 내주며 리버스 스윕 위기에 몰렸다. 2년 전 도로공사에 역스윕을 당했던 악몽이 떠오르는 상황.

이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긴장돼 보였느냐?"고 취재진에 반문하며 미소를 지었다. 경기 전 "긴장하지 않는다. 경기를 즐기라"고 여유를 보인 아본단자 감독은 우승 뒤 "지난 시즌 밀렸던 부분을 올 시즌에야말로 잘 준비했기 때문에 더 차분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아본단자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으로 꼽힌다. 2012-2013시즌 라비타 바쿠(아제르바이잔)의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클럽선수권 우승과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 리그 2위를 이끌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도 2013-2014시즌부터 4시즌 동안 페네르바흐체(튀르키예)에서 2번 리그 우승과 준우승, CEV컵 우승 등을 합작했다.


V리그에서도 김연경과 우승 포옹을 나눴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에 대해 "2년 전 준우승과 비교하면 마지막 2포인트가 우리 쪽으로 왔다"면서 "김연경이 5세트 인크레더블한 디펜스를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경은 얼마나 대단하고 우승 자격이 있는 선수인지 은퇴 경기에서 또 증명했다"면서 "한국 스포츠 역사에 남을 선수"라고 극찬했다.

김연경이 우승을 하고 화려하게 은퇴하듯이 아본단자 감독도 정상에서 한국을 떠난다. 아본단자 감독은 "필리핀 리그로 떠난다는 얘기가 있다"는 말에 "다음 시즌 한국에서 볼 일은 없을 거 같다"면서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흥미로운 곳이 있다면 간다"고 여운을 남겼다. 김연경은 아본단자 감독에 대해 "우리가 정말 많이 배웠고 한국 배구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 배구에 대한 인상도 전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구단의 운영과 지원이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잠재력 있는 리그인데 높은 수준의 선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경도 "어린 선수들이 화려한 것들 좋아하는데 눈에 안 보이는 기본기를 잘 다지면 좋을 것"이라면서 "시기가 넘어가면 기본기를 갖추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열성적인 국내 팬들의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2023-24시즌 외국인 선수 옐레나 교체를 원하는 팬들이 흥국생명 본사에 시위 트럭을 보냈고, 지난해 9~10월 열린 컵대회에서도 아본단자 감독에게 불만을 표시하는 트럭 시위가 열렸다.

하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우승으로 팬들의 비판을 잠재웠다. 아본단자 감독은 "팬들이 이제는 다른 트럭을 보내주면 고마울 것 같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한국 사람들은 잘못을 하면 미안해 하는 문화가 있다"는 촌철살인의 유머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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