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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경기까지 미친 입담' 김연경 "만장일치 MVP? 기자들도 양심이 있다면…경기 중 식빵 폭발하기도"

한국 배구 역사상 최고의 은퇴 경기를 펼친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 프로배구 데뷔 시즌을 우승으로 장식한 김연경은 은퇴 시즌도 통합 우승을 이루며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정관장과 여자부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팀 최다 34점을 올리며 세트 스코어 3 대 2(26-24 26-24 24-26 23-25 15-13) 승리를 견인했다.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정상에 올랐다.

흥국생명은 6시즌 만의 5번째 우승이다. 해외 리그에서 오랫동안 김연경으로서는 무려 16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김연경은 2005-06시즌 데뷔해 우승을 이뤘고, 다음 시즌도 2년 연속 우승과 챔프전 최우수 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2007-08시즌 준우승으로 숨을 고른 김연경은 2008-09시즌 정상 탈환 뒤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 무대로 진출했다.

김연경은 2020-21시즌 흥국생명으로 전격 복귀했다. 도쿄올림픽 메달을 위해 시차 적응 등 환경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김연경이 해외 진출 전 4시즌 동안 3번이나 이룬 우승은 쉽지 않았다. 복귀 후 김연경은 V리그 3시즌 모두 챔프전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0-21시즌에는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같은 팀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이 학교 폭력 의혹으로 징계를 받는 악재로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 우승컵을 내줬다.

다음 시즌 중국에서 뛴 김연경은 2022-23시즌 흥국생명으로 다시 왔다. 역시 정규 시즌 1위로 팀을 이끌었지만 한국도로공사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따내고도 3~5차전을 내주며 우승이 무산됐다.

이게 김연경과 흥국생명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았다. 훙국생명은 지난 시즌도 준우승했지만 정규 시즌 2위로 1위인 현대건설에 비해 체력적인 열세였던 터였다. 그러나 2022-23시즌은 1위 프리미엄에도 우승을 놓쳤다.

이번에도 하마터면 2년 전의 전철을 밟을 뻔했다. 흥국생명은 1, 2차전을 이기며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가 쉽게 이뤄지는 듯했다. 3차전도 1, 2세트를 먼저 따냈다. 그러나 정관장은 불굴의 투지로 3차전을 뒤집었고, 4차전마저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김연경도 당시 괴로웠던 상황을 떠올렸다. 우승 뒤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3차전이 끝나고 '뭐가 문제인가, 나는 항상 열심히 했는데 왜 이렇게 결과가 돌아오지?' 생각을 했다"면서 "은퇴를 앞두고 이런 역경이 다가오는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 3, 4차전 끝나고 나서 기자 분들이 예전 (준우승) 얘기를 많이 써서 속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이를 극복하고 마침내 우승 뒤 은퇴를 이뤄냈다. 5차전 팀 최다 득점과 5세트 결정적인 수비를 펼친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만장일치 MVP에 올랐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연경은 기자단에 "양심이 있으셔서 그런 거 같다"고 언중유골의 답변을 내놨다. "3, 4차전 지고 나서 얼마나 기사를 재미있게 쓰셨느냐"고 반문한 김연경은 "김연경, 또 무너지나 이런 표현에 하필 엎드린 사진을 썼더라. 은퇴하는 사람인데 잘 좀 써주시지"라며 짐짓 눈을 흘겼다.

그러면서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기자 분들이 미안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라면서 "은퇴하는데 활약해서 챔프전 MVP를 받는 선수가 얼마나 있을까, 투표해주신 기자 분들이 고맙기도 한데 밉기도 하다"는 특유의 입담으로 취재진을 들었다 놨다 했다.


이른바 '식빵 언니'의 거침없는 입담은 은퇴 경기 인터뷰에서도 이어졌다. 김연경은 "5세트 14 대 12에서 내가 다른 선수가 겹쳐 있는 위치라 '나한테 줄 수 없는 공이구나' 해서 (세터 이고은의) 토스가 투트쿠에게 갈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나한테 와서 좀 늦게 처리해야겠다 했지만 막혀서 그때 욕을 살짝 했다"고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김연경은 "선수들에게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투트쿠가 전위에 있으니 '너가 하나 해달라' 했고 결정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것보다 3세트 네트 터치 범실, 그게 컸다"면서 "평소 하지도 않던 걸 해서 이렇게 (지고) 은퇴하면 악몽을 꿀 것 같았다"면서 "그런데 우승해서 악몽은 안 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평소 취재진과 스스럼 없이 농담을 주고 받으며 지내는 김연경. 떠나는 날까지 배구 여제의 입담을 유감없이 과시한 김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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