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2.4%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으로 지난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됐다는 걸 의미한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3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고, 전월 대비 0.1%가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3월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전월 대비 각각 2.8%, 0.1% 오르면서 시장 전망치(3.0%·0.2%)를 하회했다.
2.8% 상승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관세 폭탄'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3월 CPI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 전 마지막 지표였다.
만약 관세 부과 전에도 CPI가 높은 수준이었다면 이후 CPI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번 지표를 예의주시했다.
다만 3월 CPI에 대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관세 및 상호관세는 4월에 발효됐고,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125%의 관세가 부과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은 통상 발효 한 달 후에나 경제 지표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향후 몇달 동안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물가를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월 CPI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앞서 공개된 연준의 3월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의 대다수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효과가 예상보다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금리 선물시장은 5월 연준의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80%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