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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미아리 성 노동자들…"살 곳이 없다, 강제철거 반대"

재개발 지역인 '미아리 텍사스' 성 노동자 농성집회 "속옷만 입고 쫓겨나…이주 대책 마련해 달라"

"속옷 바람으로 쫓겨났어요. 양말 한 짝도 못 신고, 신발도 없이 맨발로."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구청 앞에서 만난 김수진(45)·최민경(가명·30대 중반)씨는 '신월곡 1구역 성 노동자 이주대책 기자회견'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은 천막 안에 잠옷 차림으로 앉아 있었다. 김씨와 최씨는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라고 불리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성매매 집결지에 머물고 있는 성 노동자다.

미아리 성 노동자들이 터를 잡고 일하던 미아리 텍사스는 서울시가 신월곡 1구역의 재개발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철거가 시작됐다. 일부 성매매 업소는 철거가 시작된 후에도 영업을 이어갔고, 성 노동자들도 업소 안이나 인근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서울북부지법은 전날 오전 10시50분부터 오후 1시까지 김씨와 최씨 등 철거민 2명을 대상으로 명도 집행을 진행했다. 민소매 차림의 최씨는 "잠을 자고 있었는데 '강제 개방을 하겠다'며 (집행관들이) 들이닥쳤다"며 "지금 신고 있는 슬리퍼도 내 것이 아니고 주운 것"이라고 말했다.
 
성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이주대책 마련 없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강제 철거에 반대한다"며 17일 새벽부터 성북구청 앞에서 집단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장에는 '우리는 살고싶다', '성북구청은 현실에 맞는 이주대책 마련하라', '강제이주나 철거는 죽음으로 대응하겠다'고 적힌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이들은 재개발 논의가 시작된 2년 전부터 임대주택 입주 우선 대상자 선정 등 이주 대책을 요구해 왔으나 구청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전미(가명·43세)씨는 "2년 동안 구청장 면담도 신청하고, 수도 없이 집회를 하면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구청과 재개발 관련 조합 모두 묵묵부답이었다"며 "우리는 나라 세금으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게 아니고, 롯데건설과 조합에서 보상 차원에서 임대 주택 등 누울 자리 하나만 빌려달라는 거다. 그래야 어디 식당에라도 나가서 설거지를 하든지 먹고 살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재개발을 하면 이익이 날 것이고, 그걸 조합과 협의해서 오랫동안 이곳에서 일해 온 우리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북구청에 따르면 신월곡 1구역 대상 철거는 올해 연말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기존 거주자 분들의 이주와 남아 있는 업소의 철거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서로 보상과 관련된 논의를 하다 보면 조금 지체될 수는 있다"며 "성북구에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세대주이거나, (재개발 대상지에서) 임대를 하고 있는 등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테두리 안에서 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보상과 관련된 협의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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