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 규모인 3058명으로 되돌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늦었지만 정상으로 돌아가는 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17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교육부에서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2024년과 같은 3058명으로 확정한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만시지탄이나 이제라도 정상으로 돌아가는 한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거 없이, 교육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증원 정책은 잘못된 것이었다"며 "그 잘못을 고쳐 다시 이야기하자고 1년을 넘게 이야기했다. 여기까지 오는 것이 왜 이리 힘들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 규모인 3058명으로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복귀한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고, 추가적인 복귀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의협은 학생들의 복귀와 관련해서는 "판단은 전적으로 본인들이 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대변인은 "이런 투쟁의 상황에서 학생들이 본인들 판단하에 (복귀하지 않고) 유급이라도 선택한다고 하면 의협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의대생) 본인이 그런 결정을 한다면 의협은 그 결정을 존중한다. 판단은 전적으로 본인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대 정원을 되돌리는 방안들이 작년에 진행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며 "만시지탄이지만 학생들이 수업의 장으로 빨리 돌아올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멈춰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어제 보건복지부는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의료개혁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임을 천명했다"며 "현재 정부는 이러한 사업을 지속할 동력이 부족하다. 지금은 의료개혁과제를 추진하는 것을 멈추고 정리한 후 추후 의료계와 지속가능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 의대생 6천여 명이 집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국민들께 의사들이, 의대생들이 왜 이렇게 힘든 길을 가고 있는가를 알리기 위한 집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