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다 6강에서 졌죠."
현대모비스가 드디어 플레이오프 첫 관문을 통과했다. 조동현 감독 부임 후 두 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에서 미끄러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3연승을 거두면서 쌍둥이 조상현 감독과 정규리그 2위 LG가 기다리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현대모비스는 17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정관장을 99-92로 격파했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3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2020-2021시즌 이후 4년 만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경기 전 조동현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두 번 다 6강에서 졌다"고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아픈 경험은 조동현 감독에게도 약이 됐다. 조동현 감독은 "나도 경험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번 시즌 또 느낀다. 정규리그는 경기가 많아 안 된 부분을 고쳐가지만, 플레이오프는 한 팀과 계속하는 만큼 질책보다는 분위기를 살려주는 것이 낫다.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힘의 차이가 역력했다. 현대모비스는 탄탄한 스쿼드로 정관장을 눌렀다. 반면 정관장은 변준형, 김영현 등의 부상 탓에 결국 힘에서 밀렸다.
초반은 팽팽했다. 하지만 1쿼터 중반부터 현대모비스가 흐름을 잡았다. 장재석과 게이지 프림이 골밑을 장악했고, 이우석은 3점포로 지원했다. 24-19, 5점 차 리드. 2쿼터 초반에는 이우석과 서명진의 연속 득점과 함께 32-21까지 달아났다.
정관장도 추격했다. 루키 소준혁이 활력소가 됐다. 3점슛 2개와 함께 2쿼터에만 8점을 올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2쿼터 종료 1분18초 전 김상식 감독이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아 퇴장을 당했다. 장재석이 조니 오브라이언트의 유니폼을 잡아당겼지만, 심판의 파울 콜이 없었다는 항의였다. 2쿼터는 54-45, 현대모비스의 9점 차 리드로 끝났다.
3쿼터 프림이 폭발했다. 정관장의 거센 추격 속에 3쿼터 5분 동안 11점을 몰아쳤다.이후 통증을 호소하며 숀 롱과 교체. 정관장은 박지훈이 교체 사인을 냈다. 체력 문제였다. 박지훈이 벤치로 물러나면서 오브라이언트 대신 디온테 버튼이 들어가야 했다. 볼 핸들러의 부재였다.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현대모비스는 김국찬과 이우석이 득점 레이스에 가담하며 3쿼터를 83-63, 20점 차로 마무리했다. 정관장이 4쿼터 승부를 뒤집기에는 격차가 컸다. 정관장이 4쿼터를 압도했지만, 결국 현대모비스가 7점 차 승리와 함께 4강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