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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中 세계 최초 로봇 마라톤 대회 열었지만…'아직은'

  • 2025-04-19 13:31

19일 오전 7시30분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가 위치한 이좡 난하이즈공원 남문. 사회자의 시작 신호와 함께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가 개발한 '톈궁 울트라'가 하프마라톤 첫 발을 내딛었다.

키 180cm, 무게 52kg로 이번 대회 참가 로봇 중 가장 크고 무거운 로봇인 톈궁은 금세 출발선 100m쯤 앞에 기자가 서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달려왔다. 이 로봇의 최대 속도는 시속 12km에 달한다.

기대 이상의 기량을 선보인 톈궁이 지나가자 1분 뒤 두번째 주자로 키 120cm의 N2로봇이 출발선을 떠났다. 톈궁에 비해 확연히 속도가 느렸지만 안정적인 달리기 실력을 뽐냈다.

그러나 선두로 나선 몇몇 로봇이 지나가자 살짝 실망감이 들기 시작했다. 뛴다기 보다는 걷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정도로 상당수 로봇들은 100m 지점까지 오는 것도 힘겨워 보였다.


3개 차선 정도의 넓은 도로에서도 똑바로 뛰지 못해 통제선 구조물 방향으로 향해 제어팀이 손으로 로봇을 잡아끄는가 하면 아예 이런 상황을 대비해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끈을 단 모습도 포착됐다.

한 로봇은 통제선 구조물을 들이받고 넘어져 제어팀이 급히 도로 밖으로 끌어내기도 했으며, 또 다른 로봇은 느린 속도로 걷다가 갑자기 넘어져 로봇이 아예 망가지기도 했다.


옆 코스에서 달리고 있던 인간 하프마라톤 참가자들, 그리고 중국 취재진들이 보기 안쓰러웠는지 '짜요, 짜요'(힘내라)를 외치며 로봇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총 21종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번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여했는데 톈궁을 비롯한 일부 로봇을 제외하고는 하프마라톤에 도전하기에는 아직은 기량이 한참 모자란듯 보였다.

로봇들은 난하이즈공원 남문에서 퉁밍후 국가정보혁신공원까지 21.0975㎞의 코스를 달렸다. 마라톤 구간은 직선 코스 뿐만 아니라 90도로 꺽이는 구간과 오르막, 내리막 등 난이도 있는 코스로 짜여졌다.

예상대로 1위는 2시간 40분 42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톈궁이 차지하며 세계 최초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 첫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은 5천위안(약 97만원)이다.

베이징시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미국을 앞질렀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중국 당국은 외신기자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며 해외 언론에도 이번 대회를 적극 홍보했다.


지난 1월 중국중앙(CC)TV가 방송한 춘제(중국의 설) 갈라쇼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유니트리의 G1이 인간 무용수들과 함께 군무를 선보여 전세계를 깜작 놀라게 했다.

이후 '쿵후봇 G1'으로 명명된 유니트리의 로봇이 화려한 연속 돌려차기 등 고난이도의 쿵후 동작을 취한 뒤에도 흔들림없는 균형감각을 보여주는 시연 영상이 공개돼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이밖에도 상하이 소재 로봇 개발업체 지원로보틱스가 선보인 '링시 X2'는 인간처럼 걷고, 달리고, 춤을 추는 것은 물론 자전거나 호버보드를 타는 등 뛰어난 운동신경을 뽐냈다.


그러나, 이날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서는 이전에 공개돼 화제가 된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로봇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아직 '상용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이번 대회에만 21개팀이 참여할 정도로 중국 로봇 기업들이 활발히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일부 로봇의 경우 완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해당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동시에 외신기자들을 대거 초청해 로봇 마라톤 대회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 자체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있어 중국이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021년 '스마트제조 14.5 발전규획'에서 스마트 모바일 로봇, 반도체 로봇, 협업 로봇, 자기적응 로봇을 비롯한 신형 로봇 개발 촉진 방안을 수립하는 등 당국이 적극 로봇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AI 탑재 로봇)이 정부 업무보고에 처음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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