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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걸, 아련 몽환도 상큼 청량도 정교하게 세공하는 팀[파고들기]

[기획] 오마이걸 데뷔 10주년 ① - 오마이걸이라는 팀

데뷔 전, 멤버별로 각자 팀명 5개씩 준비해 오라는 미션이 있었다. 많은 후보 가운데 최종 팀명은 '오마이걸'(OH MY GIRL)이 됐다.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마이 걸'(My Girl)로 남고 싶다는 의미다. 데뷔곡은 사랑스러운 큐피드를 콘셉트로 한 '큐피드'(CUPID). 오마이걸은 그렇게 '청순 계보'를 잇는 새로운 그룹의 등장을 알렸다.

깜찍하고 발랄한 분위기의 데뷔곡 '큐피드' 다음으로 발매한 곡은 지금도 오마이걸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클로저'(CLOSER)다. 순수한 소녀의 누군가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몽환적인 코드 진행과 악기 구성, 애절한 멜로디로 표현한 '클로저'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오마이걸의 이미지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

일부 호불호가 갈렸을지라도 오마이걸만의 독특함이 선명하게 드러나 디스코그래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이 바로 '윈디 데이'(WINDY DAY)다. 사랑에 빠진 복잡 미묘한 마음을 바람에 비유한 감각적인 가사, 매력적인 화성을 바탕으로 한 변화무쌍한 전개가 특징이다.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자기 꿈을 담은 비밀정원을 꿋꿋이 키워나가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비밀정원'으로, 오마이걸은 음악방송 첫 1위를 품에 안아 한 단계 도약했다. 마치 명화에서 나온 듯한 발레 소녀로 변신했던 '다섯 번째 계절'(SSFWL)은 오마이걸 특유의 풍성한 화음과 보컬이 강점인데, 특히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분위기를 더 끌어올렸다.

여성 아이돌 그룹 6팀이 한날한시에 컴백해 단 한 팀의 진짜 1등을 가린다는 경연 프로그램 '퀸덤'에 출연했을 때, 오마이걸은 '데스티니'(Destiny)(나의 지구) 등의 인상적인 무대로, 할 수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가 기대보다 더 다양하다는 것을 입증해 내기도 했다.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에너제틱한 신스 사운드를 절묘하게 섞은 업템포 댄스곡 '살짝 설렜어'(Nonstop)와 톡톡 튀는 오마이걸의 보컬 장점을 극대화한 '돌핀'(Dolphin), 펑크와 트랩을 오가는 비트 위에 다이내믹한 변화를 넣은 누 디스코 스타일의 '던 던 댄스'(Dun Dun Dance)는 오마이걸이 대중에게 한 발짝 두 발짝 더 다가간 계기가 된 인기곡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오마이걸의 차별점과 강점에 관해, 공통으로 '깊은 서정성'을 지닌 점, '폭넓은 장르'를 두루 잘 소화한다는 점을 꼽았다. 팀명부터 '소녀'(Girl)가 들어간 것처럼, 오마이걸이 꾸준히 펼친 '소녀 감성'의 중요성도 물론 언급됐다.

오마이걸을 "'아담한 비밀정원에서 '멋지고 놀라운' 기적을 찾아낸 소녀들"로 정의한 마노 '아이돌로지' 필자는 이들이 K팝 신에서 가지는 가장 큰 차별점은 "단연 '서정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클로저' '한 발짝 두 발짝' '비밀정원' '다섯 번째 계절'에서 나타난 아련한 감성은 '불꽃놀이'(Remember Me), '윈디 데이' 같은 곡에서도 살짝 맛볼 수 있는데, 이게 오마이걸을 대체 불가한 유일무이한 팀으로 만들 수 있었던 요인"이라며 "아련한 서정성을 보유만 한 게 아니라, 현존하는 팀 중 가장 잘 구사하기까지 해 10년째 롱런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오마이걸을 "소녀 시절의 애틋함을 정성스럽게 담는 팀"이라고 한 박희아 대중문화 저널리스트는 "오마이걸은 소녀 시절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을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구현한다. 아이돌 그룹의 콘셉트 중 '소녀'라는 키워드가 다소 뻔한 흐름으로 낭비되는 경향 속 음악의 정서, 비주얼 콘셉트, 안무 퍼포먼스 등으로 이 키워드를 가져가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한다. 어떤 부분도 과장된 지점이 없고 자연스럽게 그 시절 자기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도 오마이걸이 구현하는 '소녀'의 특성"이라고 짚었다.

랜디 서 음악평론가는 "데뷔 초부터 기획 단계에서 (음악) 색깔을 확실히 하려는 고집이 느껴졌다. 음반, 무대에 올리는 작품을 '정교하게 세공'한다는 의미"라며 "K팝 아이돌이 3세대로 넘어가던 시기, 걸그룹 주요 테마였던 미국식 하이틴 소녀 감성 또는 유럽식 동화에서 빌려온 몽환적 분위기 등을 치밀한 보컬과 안무 실력으로 세공해 냈다"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온 비결로는 "고집을 꺾지 않은 기획단의 안목, 멤버들의 탄탄한 실력과 단합력"을 들었다.

스큅 음악평론가는 오마이걸 음악의 핵심은 '떨림'에 있다고 봤다. 그는 "오마이걸의 노래는 무엇보다도 상쾌하지만, 뜯어볼수록 복잡미묘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불안일지 설렘일지 모를, 모종의 '떨림'으로 가득 찬 소녀들의 요란한 마음을 오롯이 끌어안은 채 시원스레 달려나가기 때문"이라며 "그런 오마이걸을 '상쾌한 소녀-서스펜스'의 그룹이라 명명하고 싶다"라고 소개했다.



미묘 음악평론가는 오마이걸을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고 했을 때  "마치 속 깊고 다정한 친구 같은 아티스트"라는 답을 내놨다. 오마이걸의 차별점으로는 "예쁜 감성이 톡톡히 살아있는 가사와 콘셉트"를 제시했고, "K팝에 관심 있는 폭넓은 이들에게 작품을 통해 사랑받는 아티스트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최지선 음악평론가는 "오마이걸은 아련 몽환과 상큼 청량 사이를 잘 오가는 음악, 친근하면서도 환상적인 이미지가 잘 조합된 그룹이라 생각한다. 현실 속 감정이나 상황을 신비로운 판타지와 교차시켜 소녀의 이미지를 잘 구현했다. 여기엔 서지음 작사가의 은유적이고 서정적인 가사도 중요하게 작용했다"라고 분석했다.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음악, 퍼포먼스, 캐릭터가 이상적인 삼각기둥을 이루는 K팝 걸그룹의 스탠다드"라며 오마이걸의 '균형'에 주목했다. 10주년을 맞은 가장 큰 이유로는 "꾸준히 좋은 음악을 냈다는 사실"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신곡 듣고 실망했던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완성도의 상향 평준화를 유지해 왔다"라며 "폭넓은 음악성을 선보이면서도 자신들만의 때로는 몽환적이고 때로는 청량한 무드를 유지하며 오마이걸로서의 정체성을 무리 없이 유지해 왔다"라고 부연했다.



스큅 평론가 역시 오마이걸의 차별점은 "항상 음악"이었다며 "범-대중적인 주목을 얻지는 못했던 데뷔 초기부터도 오마이걸의 음악은 분명 남달랐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불안과 설렘 틈새를 파죽지세로 뚫고 나가는 '큐피드'와 '윈디 데이'부터, 섬세하고 촘촘한 감정선을 극적으로 펼쳐내는 '클로저'와 '한 발짝 두 발짝'까지. 모두 앞서 말한 '상쾌한 소녀 서스펜스'의 정수를 보여주는 음악"이라고 부연했다.

높은 완성도의 '오마이걸표 음악'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랜디 서 평론가는 "동화 속 공주님 같은 효정부터 깨끗하고 파워풀한 승희, 서늘한 저음과 산뜻한 중음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유아, 어느 파트를 맡겨도 믿을 수 있는 유빈, 노래에 포인트가 되는 아린의 여린 음색, 데뷔 때부터 독보적인 허스키 톤으로 주목받았던 래퍼 미미"라며 "K팝 신에서도 멤버들 목소리 합이 이상적인 팀"이라고 답했다.

랜디 서 평론가는 "현대적인 가요에서 보컬의 연기력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는 관심 있는(attentive) 혹은 무관심(detached)한 애티튜드의 연기를 얼마나 잘 소화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마이걸은 특히 이 애티튜드를 연기하는 스펙트럼이 넓다. 이들이 구현하는 소녀의 목소리는 살짝 들떠있기도 하고, 꿈꾸는 빛깔일 때도 있고, 너무 음울하지 않은 선에서 무심하기도 하다. 오마이걸의 음악은 소녀의 변화무쌍한 감정을 날씨처럼 그려낸다"라고 말했다.


미묘 평론가는 "성향상 '청순 걸그룹의 하나'로 치부될 위험성도 있었으나, 호흡이 빠르고 재찬 안무의 구성이나, 무대 앞으로 달려드는 듯한 기세, 멤버들의 면면이 전해주는 강렬한 생동감이 있다. 특유의 '소녀적'인 감성이 살아 숨 쉬며 청자에게 파고들 수 있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황 평론가는 "더불어 여러 영역에서 보여준 멤버들의 꾸준한 활약과 이에 따른 매력 어필과 호감도 있는 모습이야말로 팀이 오랜 기간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최 평론가는 "이들이 주목을 받은 데에는 오디션/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 성행한 당대의 분위기를 잘 이용한 것도 주효했다고 보인다. 당시 중소 기획사가 약진하며 여러 걸그룹이 등장해 붐을 이루었는데, 오마이걸은 걸그룹의 전형적인 모습을 진부하지 않게 적절히 활용하며 대중적으로도 성공했다"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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