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인 20일, 장애인 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장애인도 이동하고, 노동하고, 교육받고, 지역사회에서 함께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이 참여한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공동투쟁단)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1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참가자들은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과 예산 확대를 요구했다.
공동투쟁단은 "수많은 후보가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으나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며 "장애인도 시민으로서 이동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약속하라"고 강조했다.
전장연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고 예산이 감축되는 일관성 없는 대한민국의 장애인 정책에 반대한다"며 "우리의 권리가 후퇴하지 않도록 함께 투쟁하자"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모든 발언이 수어 통역과 실시간 자막으로 제공됐다.
집회 종료 후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서울대병원을 거쳐 다시 마로니에공원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마로니에공원 인근 혜화동성당 앞에서는 경찰과 수십 분간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장애인 단체 활동가 3명은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천주교 탈시설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 18일부터 사흘째 고공농성 중이다. 일부 참가자들이 행진 과정에서 혜화동성당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지만, 경찰이 이를 제지했고 연행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동투쟁단은 이날 오후 7시 30분 마로니에공원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문화제'를 개최하고, 다음 날까지 1박 2일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21일 오전 8시에는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