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대선을 앞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선출마 여부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주요 정당의 견제는 심화되고 있다.
韓, 대선 여론조사 첫 등장임에도 李 이어 2위한 권한대행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 20일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0.6%를 얻었다.
46.1%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에 이은 2위다. 이 예비후보가 절반에 가까운 지지도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한 대행이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첫 조사에서 단숨에 2위를 기록한 만큼 반향이 적지 않다.
한 대행은 범보수 진영 후보로만 한정한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12.6%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기존 2위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9.6%를 기록하며 4위로 밀려났다. 2위이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1.4%로 10%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한 대행에게는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김 전 장관을 지지했던 강경 보수층이 지지의 대상을 한 대행으로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치권 '예의주시'…민주 "권한대행이 대선 징검다리인가" 맹비난
한 대행의 약진에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정치권 모두가 관심을 보이는 동시에 견제에도 나서고 있다.
한 대행의 출마를 적극 권유하던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김 전 장관 경선 캠프에 합류하는 것으로 거취를 결정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우리 경선을 많이 비춰달라"며 한 권한대행에 대한 언급 자제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선 출마 촉구 입장문까지 공개적으로 냈던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이 헌법재판소에 의해서 금지되자 관련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민주당은 연일 강도 높게 한 권한대행을 비판하고 있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면 당장 대미 관세 협상에서 손을 떼라"며 "출마하지 않는다면 바로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대선의 심판격인 한 대행이 정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면서 동시에 대선 출마 움직임까지 보인다면, 민주당이 원하지 않는 대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지난 17일부터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한 대행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출마를 할 거라면 오늘 당장 총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출마 명분을 잡으려고 권한도 없는 졸속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 대행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 질문에 "노코멘트.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한 데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며 "한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서도 대권 도전의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이란 자리를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징검다리쯤으로 여기는 가벼운 인식은 한 총리가 권한대행에 단 하루도 앉아 있으면 안 될 사람임을 입증했다"며 "지금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고, 공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언급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자동응답(ARS) 100%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6.5%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