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드 투어 포문을 연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르세라핌은 어제(19일)부터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두 번째 단독 투어이자 월드 투어로는 첫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EASY CRAZY HOT)을 시작해, 오늘(20일)까지 총 2회 공연을 진행했다. 인천 마지막 날 공연 앙코르 멘트 때, 멤버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험난했던 1년에 관해 이야기했다.
지난해 4월, 르세라핌은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이하 '코첼라')에 데뷔해 다양한 히트곡 무대를 펼쳤다. 하지만 불안한 음정과 기대 이하의 라이브 실력으로 비판받았다. 또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의 분쟁 중 데뷔 시기와 관련해 팀명이 직접 언급되는 등 예기치 못한 '불똥'이 튀기도 했다.
팬들이 "시련을 함께 겪어낸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느껴진다고 운을 뗀 카즈하는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피어나(공식 팬덤명)도 저희도 수많은 밤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슬픈 마음, 아쉬운 마음으로 눈물 흘린 밤도 있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까 2년의 세월이 흘렀다"라고 말했다.
카즈하는 "우리 눈앞에 오늘처럼 다시 나타나 주고 찾아와 줘서 그것만으로도 정말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쉬운 길 아닐 수도 있지만 5명이 모두가 이 팀에 진심이고 앞으로도 다 같이 저희만이 할 수 있는, 무대, 음악 계속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곁에서 우리들의 도전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팀의 막내 홍은채는 "저희가 함께 걷는 길이 매번 꽃길일 수는 없겠지만 가시밭길이 있기 때문에 저는 그 꽃길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노력들을 피어나만큼은 항상 알아주는 거 같아서 고맙다"라며 "저희가 완벽하지는 못해도 항상 최선을 다하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리더 김채원은 "3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피어나 덕분에 진짜 잘 버틸 수 있었다. 피어나도 잘 견뎌줘서 계속 피어나로 있어줘서 너무너무 고맙다"라며 "저희에게 온 모든 순간들이 다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더 단단해졌고 앞으로도 저희 일을 잘 해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원래 이런 얘기를 할 예정은 아니었다"라고 한 허윤진은 "딱 1년 전쯤에 제가 호텔방에서 회사분이랑 통화하면서 막 울면서 그런 얘기를 했었다.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요? 앞이 있긴 할까요? 우린 앞으로 어떡하죠? 뭐가 가짜고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어요' 이런 얘기를 했다. 정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근데 어떡하나. 해야지. 넘을 수 없는 벽과 마주했을 때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여전하더라.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계속 노력하는 수밖에 없더라, 실제로"라며 "정말 너무 힘들기도 했지만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고 너무 억울한 거다.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라고 전했다. 허윤진은 "지난 1년 동안 저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저희가 (피어나를) 지키겠다"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
'여기서 마지막 아이돌을 할 거야'라는 욕심으로 2021년 다시 한국에 왔다는 사쿠라는 "(그땐) 오로지 성공할 욕심으로만 왔다"라며 "(제가) 한국어가 잘 안 돼서 (팬이) 일본어로 편지를 써서 읽어줬던 순간, 10년 전부터 응원하고 있었다며 아이돌 해 줘서 직접 보게 됐다고 한 순간… 저한테는 큰 성공보다 이런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이 힘이 되는 것 같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지 크레이지 핫' 인천 공연을 무사히 마친 르세라핌은 일본 4개 도시, 타이베이, 홍콩, 마닐라, 방콕, 싱가포르 등지를 돌 예정이다. 올해 9월에는 북미 공연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