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평소에도 감정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편이라는 가수 츄가 '감정'에 집중한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을 "감정의 기억과 기록의 흔들림"이라고 소개한 츄는 "다양한 감정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앨범 아닐까"라고 말했다.
츄는 21일 오전 세 번째 미니앨범 '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Only cry in the rain)의 청음회를 서울 성동구 무비랜드에서 열었다. MC 하루가 진행한 이날 청음회에서 츄는 전작 '스트로베리 러시'(Strawberry Rush) 이후 10개월 만에 나온 미니앨범을 두고 "그동안 성숙해진,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은 잊고 지냈던 감정을 되돌아보고 그것들이 지금의 나를 이루는 일부였음을 이야기하는 앨범이다.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백 인 타운'(Back in Town) '키스 어 키티'(Kiss a Kitty) '쥬뗌므'(Je t'aime) '노 모어'(No More)까지 총 5곡이 실렸다.
뉴웨이브를 기반으로 한 몽환적인 신스팝 사운드의 타이틀곡 '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은 '비 오는 날만큼은 감정에 솔직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로 청춘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경쾌한 리듬 속 멜랑콜리한 정서를, 츄만의 음색과 감정으로 표현해 냈다.
츄는 '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에 관해 "누구나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는 것 같다. 감정이라는 게 꺼내고 싶을 때 꺼내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보니까, 비가 오는 날이나 뭔가 나만의 장소에 있을 때 집중할 수 있는 순간에, 어떠한 장치가 있어야만 꺼내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를 듣는 순간에는 당신의 감정을 꺼내도 괜찮다는 노래"라고 전했다.
퍼포먼스도 준비돼 있다. 츄는 "노래가 슬프다고 하시는 팬분들도 있고, '슬픈 노래인가?' 하고 긴가민가하는 분들도 있었다. 저는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마냥 슬프게 느껴지지 않았고, 들을 때마다 뭔가 다르게 느껴지고 내가 그날그날 처한 상황이나 느끼고 싶은 감정에 따라 되게 다르게 들리는 곡"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안무를 하면서 신나게 배웠다. 벌스, 코러스, 브릿지 이렇게 형식적으로 나누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되게 재밌게 표현했다. 댄서 여덟 분이 함께하시는데 다 저와 또 다른 저를 연기해 주셔서 되게 주목해 주시면 재밌을 만한 포인트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청음회가 열린 곳은 소규모 극장이었는데, 츄는 "정말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포인트 안무를 즉석에서 추며 설명하기도 했다. 포인트 안무는 팔동작으로 시계를 커다랗게 표현하는 부분, 뻐꾸기의 눈물을 묘사하는 부분이었다.
드라마 타이즈 형태의 뮤직비디오는 처음으로 16㎜ 필름으로 찍었다. 츄는 "필름 촬영이 처음이라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하고 걱정도 되고 기대됐던 것 같다"라며 "약간 흐릿흐릿하면서 나의 기억과 되게 닮아있을 수 있는 점들이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소개했다.
청음회에서 츄는 수록곡 전 곡의 하이라이트 메들리를 공개, 취재진과 함께 감상했다. 츄는 "목소리를 들려드리다 보니까 긴장도 된다"라며 "부르는 순간순간에도 너무 행복했고 가사도 너무 저한테 와닿고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단어와 문장들이 너무 가득 들어가 있어서 너무 설렜던 거 같다"라고 밝혔다.
감정을 나타내는 매개로 '비'를 택한 이유를 묻자, 츄는 "갑자기 와 버리는 감정도 있다. 그런 감정들이 비와 되게 비슷하게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내 의지대로) 해소되는 것과 달리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감정과 (비가) 되게 닮아있다"라고 답했다.
명랑한 비타민 이미지가 강한 츄에게 대중이 기대한 것과 다른 분위기의 곡을 내는 것에 부담은 없었을까. 츄는 "제 익숙한 이미지랑은 상반되게 다크하고 좀 차분해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비나 울음이라는 게 결코 슬프거나 다크한 데만 머물러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팬분들이 제게 비타민, 햇살이란 수식어를 붙여주기까지도 많은 감정을 거쳐서 더 맑은 하늘이 온 것처럼 (저 역시) 그런 감정을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비가 와서 우울해' '비가 와서 감정이 처진다'보다는 '비가 오면 비 내린 후의 하늘은 더 맑아지겠지, 그러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더 마음껏 할 수 있을 거야'라는 메시지로 해석되더라"라며 "초반에는 슬프다, 차분한 감정을 노래하는 앨범이구나 하겠지만 듣다 보면 무언가를 딛고 일어날 수 있고 누군가를 도닥여주는 따뜻한 이미지도 있다고 본다"라고 부연했다.
모든 곡에 애착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수록곡을 꼽자면 '백 인 타운'과 '쥬뗌므'라고 츄는 말했다. 타이틀로 고민한 노래인 '백 인 타운'에 관해, 츄는 "낯선 도시에서 만난 첫사랑 기억하는 내용. 분명히 낯선데 이곳을 지나갔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각나는 풋풋한 사랑을 그린 곡"이라고 답했다.
'쥬뗌므'를 두고는 "들을 때마다 되게 다른 감정이 든다. 어떨 때는 되게 수줍게 사랑 고백하는 소녀 같은 마음이 들다가도, 사랑을 놓쳐버려서 애절하고 뭔가 나를 원망하는 듯한 휘몰아치는 듯한 감정이 들 때도 있어서 가사에도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번 앨범에 담긴 츄의 '성장'과 '발전'은 노래를 대하는 태도다. 츄는 "곡을 들었을 때 곡의 멜로디나 분위기를 먼저 보는 편이었던 것 같다, 원래는. 근데 이번 앨범은 감정을 주제로 다뤄서 그런지 약간 깊이 생각하고 중점 두는 부분이 달라졌다.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이 곡을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는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예전보다 제가 노래를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달라졌구나 했다. 기술적으로 예뻐 보이려는 게 아니라, 진심이 전달될 수 있는 매개체로 (노래가) 정말 중요한 수단이라서, 노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그 깊이와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된 거 같다"라며 "노래를 생각하는 마음가짐 폭이 넓어진 게 아닐까, 부끄럽지만 (그 부분이) 조금 성장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컴백을 앞두고 지난 19일부터 오늘(21일)까지 무비랜드에서 프라이빗 청음회를 개최한 츄의 미니 3집 '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은 이날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