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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살포기로 화염 방사 '7명 사상'…층간소음 보복이었나

관악구 아파트서 화재…1명 사망ㆍ6명 부상 방화범 지목된 60대 남성이 사망자 지난해 말까지 해당 아파트 3층에 거주 4층 주민과 층간소음으로 갈등 인근 빌라서도 방화 시도…예행 연습이었나

농약살포기를 화염방사기 삼아 서울 한복판 아파트에 불을 지른 충격적인 방화 사건이 발생해 범인으로 지목된 60대 남성이 숨지고, 주민 6명이 다쳤다. 불을 지른 남성은 작년까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바로 위층에 사는 이웃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었고, 쌍방폭행으로 번지기도 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인근 거주지에 유서를 남겼으며, 아파트 방화 직전 근처 빌라 벽면 등에도 불을 질러본 것으로 파악돼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남성이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다는 이웃들의 진술, 생활고를 짐작할 수 있는 유서 내용 등도 있어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농약살포기로 화염 방사…방화범 지목된 60대 남성 숨진 채 발견22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불은 전날 오전 8시 17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21층 아파트에서 4층에서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은 고령자 등이 많은 임대 아파트동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길은 401호와 404호를 중심으로 번졌고, 이곳에 살던 70~80대 여성 2명이 전신화상을 입고 1층으로 추락해 큰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를 목격한 주민은 "불길이 세지니까 어쩔 수 없이 뛰어내리더라"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 외에도 4명이 호흡곤란·연기흡입 등 가벼운 부상을 입어 총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화재는 60대 남성 A씨의 방화 범행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아파트 방화 10여분 전, 1.5km 가량 떨어진 근처 빌라에도 방화를 시도했다. 해당 빌라는 A씨가 거주 중인 다세대 주택 인근에 있었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빌라에 대고 농약살포기로 불을 뿜어대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A씨가 가연성 물질을 넣은 살포기를 화염방사기처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빌라에선 분사기가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 실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예행 연습을 할 정도로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화재 아파트 4층 복도에선 불에 탄 시신 1구가 발견됐는데, 경찰은 CCTV와 지문 분석 결과 해당 시신이 A씨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씨는 빌라에서 '시험 방화' 후 오토바이를 타고 아파트로 이동해 4층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아파트 주차장에선 기름통이 실린 오토바이가 발견됐다.
 

화재 신고 녹취록에 담긴 긴박한 순간…"사람들 매달려 있어"소방당국에 접수된 화재 신고 내용이 담긴 녹취록에도 긴박했던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실이 입수한 119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17분에 봉천동 아파트 화재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
 
한 신고자는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여기 관악 A아파트다"고 말한 뒤 "여기 불났다. 바로 앞에 지금 폭발한다"고 했다. 또 다른 신고자 역시 "지금 여기 폭발하고 있다. 빨리 와 달라"며 "창문이 폭발해서 사람들이 매달려 있다. 옆집까지 불이 번져서 사람들이 매달려 있다. 빨리 와주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초 신고가 접수되고 4분 뒤인 오전 8시 21분에 소방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도착했고, 8시 30분에 소방 경보령인 대응 1단계가 발령됐다. 불은 오전 9시 54분쯤에서야 완전히 꺼졌다.

방화범, 작년까지 화재 아파트 거주…위층과 층간소음 갈등
숨진 A씨의 방화 동기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A씨는 작년 11월까지 본인이 불을 지른 아파트 3층에 살았는데, 거주 당시 바로 위층인 401호 주민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401호 주민 가족과 쌍방폭행까지 벌어져 경찰이 출동했지만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면서 형사처벌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01호는 이번에 불이 난 곳이다.

A씨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는 이웃들의 증언도 적지 않다. 한 아파트 주민은 "그 사람(A씨)과 오다가다 마주친 적이 있는데, 시비를 걸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도 "원래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시비를 걸고,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특히 아파트 화재 전 A씨가 빌라에 방화를 시도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신모(21)씨는 "어떤 여성이 (불을 지르는) A씨에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A씨가 '너도 죽기 싫으면 닥쳐고 꺼져라'고 말하면서 오토바이로 여성을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다세대 주택에서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자택에서는 '엄마 미안하다. 이 돈은 병원비에 써'라는 내용의 유서와 현금 5만 원이 발견됐다. 이로 인해 A씨가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경찰은 관계자 진술, CCTV 분석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질환 병력 여부와 기초생활수급 대상 여부 등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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