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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범과 갈등 겪은 피해자 가족 "해코지 당할까봐 이사가자 했는데"

"이렇게 와서 보복을 할 줄은 몰랐다"

농약살포기를 화염방사기 삼아 서울 한복판 아파트에 불을 지른 충격적인 방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작년에 해당 아파트에 살았던 피의자와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피해자의 가족은 22일 "이렇게 와서 보복을 할 줄은 몰랐다"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숨진 방화 피의자 60대 A씨가 불을 지른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 401호에선 전날 70대 여성이 전신화상을 입고 추락해 크게 다쳐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다. A씨는 작년 말까지 바로 아래층에 살며 401호 이웃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상을 입은 401호 여성의 남편인 B씨는 22일 CBS노컷뉴스와 만나 "우리는 애들이 없어서 뛰어놀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 사람(A씨)이 시끄럽다며 4층에서 망치로 벽을 막 두들기고 그랬다. 또 밑에서는 무슨 장구를 두들기는 소리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작년 추석에는 아이들과 다 모여서 차례를 지내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A씨가) 올라왔다. 그래서 대판 싸웠다. 막 욕하고 싸워서 경찰도 왔고, 고소도 했다. 그런데 그쪽(A씨)에서 고소를 취하하자고 해서 그렇게 했다"며 "나중에 이사를 갔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와서 보복을 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B씨는 다친 아내와 떨어져 살고 있었다며 "(아내에게 A씨가) 해코지를 할 것 같으니 이사를 가자고 했는데, 아내는 이곳에서 20년 정도 살다 보니 정이 들었다며 다른 데 가서는 못 살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며 슬퍼했다. 피해자를 면회하기 위해 B씨와 함께 병원을 찾은 두 아들도 울분을 참지 못했다.


경찰은 전날 불이 난 봉천동 아파트 4층 복도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를 방화 피의자로 특정했다. 이 아파트 401호와 404호에 살던 70~80대 여성 2명은 전신화상을 입고 추락해 크게 다쳤다. 이들 외에도 4명이 호흡곤란·연기흡입 등 가벼운 부상을 입어 총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숨진 A씨의 방화 동기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거 층간소음과 맞물린 갈등 상황이 파악되면서 보복 범행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A씨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는 이웃들의 증언도 적지 않다. 한 아파트 주민은 "그 사람(A씨)과 오다가다 마주친 적이 있는데, 시비를 걸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도 "원래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시비를 걸고,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범행 당시 A씨는 화재 아파트 인근 다세대 주택에서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자택에서는 '엄마 미안하다. 이 돈은 병원비에 써'라는 내용의 유서와 현금 5만 원이 발견됐다. 경찰은 관계자 진술, CCTV 분석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질환 병력 여부와 기초생활수급 대상 여부 등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소방 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 기관과 봉천동 아파트 화재 사건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 감식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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