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를 일기로 선종한 가운데,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각국 정부는 그의 삶과 메시지를 기리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AFP통신과 프랑스 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는 21일(현지시간) 오전 11시 향년 88세를 상징하는 88번의 종소리가 울렸다. 같은 날 정오와 오후 6시에는 교황을 위한 미사가 진행됐고, 22일 오전 8시에도 미사가 이어진다.
파리시는 교황 선종을 애도하는 의미로 이날 밤 에펠탑 조명을 껐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성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대와 평화, 인류애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끊임없이 실천해 온 분"이라며 "특히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이들의 인간 존엄성을 위해 싸운 그의 모습은 우리 시대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이어 "그의 기억을 기리기 위해 파리의 한 장소에 그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로마시도 애도에 동참했다. 시 당국은 교황 선종을 기리기 위해 이날부터 22일까지 예정돼 있던 모든 공공 행사를 취소했다. 열렬한 축구 팬으로도 잘 알려진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기 위해,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 세리에A는 이날 열릴 예정이던 경기를 23일로 연기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훈련에 앞서 1분간 묵념하며 교황의 영면을 기도했다.
교황의 이탈리아 친척인 카를라 라베차나(93)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교황과 전화 통화를 했다"며 "정말 너무 슬프고 끔찍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통화에서 교황이 "발을 다쳤다"는 말에 "머리를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농담했던 마지막 대화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라틴 총대교구는 예수님이 묻힌 장소로 전해지는 성묘 교회에서 오는 23일 오전, 교황을 위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스페인은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교황의 모국 아르헨티나와 인접국 브라질도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갖기로 했다. 호르헤 가르시아 쿠에르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는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 아무도 원하지 않고 많은 이들이 배제하는 자들의 교황이 우리 곁을 떠났다"며 "우리가 바칠 수 있는 최고의 경의는 단결하고 항상 서로 대립하는 걸 멈추는 것"이라고 애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일정은 22일 열리는 추기경단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