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께서 2014년에 서울 광화문 미사에 오셨을 때 악수하고 그랬던 게 기억이 나요. 그때 눈물이 나올 정도로 좋았어요."
22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추모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만난 서태원(80)씨는 교황을 직접 만났던 지난 2014년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 시간 동안 추모 기도를 드리고 나온 서씨는 이곳 대성당을 떠나지 못하고 검은 우산을 든 채로 한참을 서 있었다.
이날 오후 명동대성당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하러 온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서씨는 "교황은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참사 때도 좋은 말씀과 위로를 해주셨던 분"이라며 "주님 아버지 나라로 가셨으니, 그곳에서도 불쌍하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많이 기도하실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일반인 조문이 시작된 오후 3시쯤에는 지하 1층 성당 빈소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대성당을 둘러 약 80m 가량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추모 기도를 하러 온 신자들과 시민들은 모두 엄숙한 표정이었다.
남색 정장을 입고 이곳을 찾은 오삼환(59)씨는 경기 수원시에서 2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왔다며 "신자는 아니지만, 그간 사회적 약자를 위하고 낮은 곳에 임하려고 하셨던 분이라고 알고 있다. 잘 가시라고 전해드리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줄을 서 기다리던 60대 여성 김모씨는 "사람들 삶의 지표가 돼주셨던 분"이라며 교황을 추모했다. 김씨는 "이주 난민 아동 돌봄 일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봐야 한다는 그 말씀이 삶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교황청이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로 선종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단은 명동대성당 지하 성당에 교황의 빈소를 마련해 조문을 받았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등도 오후에 조문했다. 공식 분향소 조문은 앞으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열려 26일 토요일 오후 5시에 끝난다. 주교단 추모 미사는 24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