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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2 통상 협의'에서 거듭 확인된 K-조선 위력

미 재무장관 "한국 최선의 제안 가져와"…안덕근 장관 "조선업 협력에 상당한 공감대"

미국 워싱턴 D.C. 현지 시각으로 24일 오후 2시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양자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와 관세 협상 상황을 설명하라'고 지시하자 베선트 장관은 앞서 있었던 우리나라와 미국 간 '2+2 통상 협의' 결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그리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오전 8시 10분쯤부터 약 1시간 10분 동안 통상 협의를 벌였다.

애초 우리 정부는 협의 결과를 오후 5시(우리 시각 25일 오전 6시)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베선트 장관이 그보다 세 시간이나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특히 "한국은 최선의 제안을 가져왔고, 우리는 그들이 이를 이행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대미 관세 협상을 졸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심이 큰 상황에서 베선트 장관이 양국 간 본격 통상 협의 첫날 회의가 끝나자마자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내놓자 실제로 우리 정부가 미국과 섣부른 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최상목 부총리의 공식 발표는 '협의의 기본 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며, 이를 통해 서두르지 않으면서 차분하고 질서 있는 협의를 위한 양국 간 인식을 공유한 데 의미가 있다'는 게 핵심이었다. 최 부총리 평가만 보면 베선트 장관이 그토록 반색한 이유를 짐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안덕근 장관이 실마리를 풀었다.

"미국 갈구하는 '조선업 역량 강화'와 맞아떨어져"
안덕근 장관은 취재진과 일문일답에서 '도대체 무슨 제안을 했기에 미국 측이 저런 반응을 보이느냐'는 질문에 "양국 간 조선업 협력 비전에 상당한 공감대를 나타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리 조선업이 할 수 있는 대미 투자와 기술 협력 및 인력 양성 등에 관한 설명이 미국이 갈구하는 조선업 역량 강화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촉발한 '관세 전쟁' 기저에 중국 견제가 깔려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과 해양 패권 경쟁에서 승리도 미국의 지상 과제이지만, 낙후한 자국 조선업으로는 언감생심이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서는 동맹국이자 조선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와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한화오션은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를 수행 중이며, 지난해 말에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 현지 조선소(필리조선소) 인수를 완료했다. 또, HD현대는 지난 7일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함정 동맹'을 맺는 등 우리 조선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가속되고 있다.

안 장관은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 협상에서 '무역 수지 균형' 등은 모든 나라가 얘기하고 있지만, 조선업 협력은 우리나라가 다른 주요국과 가장 큰 차별화를 보이는 분야"라며 "조선업은 앞으로 한미 양국 간 가장 중요한 협력 분야이지 양국이 '윈윈'할 대표적 분야"라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미국이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에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덕근 장관은 "알래스카 문제는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실사 결과가 나와야 이후 진행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는 신중 입장 고수
특히 안 장관은 "현시점에서는 사업 타당성이 나오기 힘든 것으로 평가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집단적 수요 창출로 프로젝트가 성사돼 참여하더라도 향후 알래스카산 LNG 수입 일정이 어그러지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큰 문제를 겪을 수 있어 하나하나 따져야 할 게 굉장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2+2 협의 종료 이후 '공동보도문'(joint press guideline)을 내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합의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런데도 미국 측이 이번 협의를 '매우 성공적'이라고 크게 반긴 까닭은 우리나라와 조선업 협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협의를 통해 거듭 그 위력이 확인된 우리 조선업 카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대미 관세 협상 성패를 가르는 열쇠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김태황 교수는 "일방의 강요가 아니라 상대방이 필요로 하고, 다른 일방에도 손실이 없어야 좋은 협상 카드"라며 "트럼프가 먼저 우리에게 손을 내민 조선업 협력은 아주 효과적인 대미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이 다음 주 우리나라를 찾아 국내 유력 조선업체를 둘러볼 예정이어서 미 함정 MRO 사업 추가 수주는 물론 함정 건조 사업 수주 발판 마련에 대한 국내 조선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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