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코칭스태프는 2021-2022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체 3순위로 지명한 신인 빅맨 에반 모블리를 훈련시키면서 "얘는 나중에 올해의 수비수 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고 입을 모았다.
그 말이 현실이 되기까지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NBA 사무국은 25일(한국시간) 2024-2025시즌 정규리그 올해의 수비수(The defensive player of the year)로 에반 모블리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모블리는 투표 인단으로부터 1위 표(5점), 2위 표(3점), 3위 표(1점)를 집계해 총점을 따지는 방식에서 총점 285점을 획득해 애틀랜타 호크스의 가드 다이슨 대니얼스(197점)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드레이먼드 그린(154점)을 제쳤다.
프로 4년 차 모블리는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정규리그 71경기에서 평균 18.5점, 9.3리바운드, 3.2어시스트, 1.6블록슛을 기록하며 올스타로 선정됐다. 클리블랜드는 정규리그에서 64승 18패를 기록해 동부컨퍼런스 승률 1위,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가장 유력한 DPOY 수상 후보는 프랑스 국적의 빅터 웸반야마(샌안토니오 스퍼스)였다. 그러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일찌감치 시즌을 접으면서 누가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될 것인지 관심이 쏠렸고 모블리가 경합 끝에 최고의 수비수로 우뚝 섰다.
공식 신장 211cm의 빅맨 모블리는 클리블랜드의 파워포워드로서 강력한 골밑 수비력을 자랑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순발력과 스피드가 빅맨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고 넓은 보폭을 활용한 이동 속도 역시 빠르다. 그래서 스위치 이후 상대 볼 핸들러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만만치 않은 수비력을 보여준다. 림을 지키는 능력도 탁월하고 수비 활동 범위도 넓다.
팀 동료인 센터 재럿 앨런이 보다 골밑에 집중하는 수비수라면 모블리는 활동 범위가 넓은 선수라 둘은 함께 뛰는 승부처에서 굉장한 수비 시너지를 낳았고 이는 클리블랜드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발판이 됐다.
케니 엣킨슨 신임 감독은 올 시즌 부임 전 구단 수뇌부와 면접을 봤을 때 모블리에 대한 질문이 절반 이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모블리를 어떤 선수로 바라보는지, 어떻게 활용하고 성장시킬 것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고.
엣킨슨 감독의 답변은 아마도 클리블랜드를 만족시켰을 것이고 이는 선임으로 연결됐을 것이다. 모블리는 올스타 선정, DPOY 수상으로 마침내 자신의 잠재력을 꽃피웠다. 이제 클리블랜드는 르브론 제임스 시대 이후 첫 우승을 향해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