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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표류 北주민 체류 50일 넘어도…대답 없는 北 왜?

지난달 7일 서해에서 소형 목선을 타고 표류하다 남한에 온 2명의 북한 주민. 한국에 체류한 지 26일로 벌써 51일째이다.
 
이들 주민들이 일찌감치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정부는 유엔사와의 협조하에 이들 주민들의 송환을 추진해왔다.
 
남북의 연락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 유엔사는 북한과의 연락채널로는 현 시점에서는 유일한 이른바 '핑크폰'(전화기 색상이 분홍색이라는 점에서 유래한 명칭)을 통해 해당 주민들의 신병처리 등에 대해 통보하고 북한도 이를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접촉을 했으나 북한은 아직까지 회신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주민 송환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음에 따라 이번 사태는 최장의 체류사례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1년 2월 5일 기상악화와 선박고장으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주민 31명의 전체 송환이냐 귀순 의사를 표명한 4명을 제외한 27명의 부분 송환이냐를 둘러싸고 남북이 이견을 보이면서 송환이 미뤄진 2011년의 사례도 50일을 넘기지는 않았다. 
 
북한이 자국민 송환 문제에 이처럼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남북관계에 적용한 '적대적 두 국가' 기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23년 12월 남북의 동질성을 부인하며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제기한 뒤 지난해 경의선과 동해선 인근 도로를 폭파하는 등 남북 육로를 완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북한 헌법의 반영 여부가 확인되지는 않지만 김 위원장은 서해 등 바다에서의 해상 국경선 수호를 강조하기도 했다. 
 

적대국과의 국경이라는 명목으로 남북을 연결하는 육로와 해로를 모두 끊고 스스로를 요새화는 상황에서, 차단한 국경을 다시 열고 과거 남북 특수 관계에 따라 주민송환에 활용했던 판문점과 북방한계선(NLL) 해상을 통하는 송환방식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적대적 2국가 규정과 부합하는 구체적인 송환 매뉴얼을 북한이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송환 문제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음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북한 당국의 대응을 촉구하거나 판문점에서 확성기 방송으로 송환 계획을 통보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남북채널이 끊겨 있던 지난 2017년 5월에도 북한선원 6명의 송환을 위해 유엔사의 협조를 받아 판문점에서 소형 확성기(핸드 마이크)로 북측에 송환 계획을 통보한 뒤 타고 온 북측 선박에 선원들을 태워 북방한계선(NLL)을 거쳐 북한으로 돌려보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때와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당시에는 남북연락채널은 물론 유엔사와 북한의 연락채널도 끊겨 판문점에서 소형 확성기(핸드 마이크)로 한미연합훈련 일정 등을 북한에 통보하면 북쪽에 있는 북한 군인들이 이를 메모하거나 녹화한 뒤 해당 일정에 대응하는 방식이 일상화됐다면 지금은 유엔사 채널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시간이 걸릴 뿐이지 북한의 답변이 결국 올 것으로 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송환을 추진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 보호시설에 체류 중인 해당 주민들은 "자본주의 선전물을 보지 않겠다"며 숙소의 TV를 켜지도 않고 "남조선의 물로는 씻지 않겠다"며 샤워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식사와 간식 등은 꼬박꼬박 잘 챙겨먹으면서 "건강한 몸으로 조국에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나 간부들이나 매일같이 인민대중제일주의나 애민주의를 강조하면서도 실상에서는 '자국민 보호'에 대한 개념이 잘 서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적대적 두 국가 기조의 제기 이후 첫 사례이기 때문에 북한 간부들도 이런 기조에 부합하는 송환 방법에 대해 눈치를 보며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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