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에서 90명의 사상자를 낸 우순경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경찰이 43년 만에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은 26일 의령 궁류면 일대에서 열린 제2회 의령 4.26 위령제 및 추모공원 준공식에 참석해 "반세기 가까운 세월 경찰은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더 늦기 전에 유가족과 그날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없도록 성찰하고 쇄신하겠다"며 "국민들께 더욱 헌신하고 봉사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건 발생 43년 만에 나온 경찰의 사과다.
공식 행사가 끝난 뒤 김 청장은 경찰 지휘부와 함께 유가족 대표 50여 명을 따로 만나 다시 한번 사과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에 유가족 대표 측은 "경남경찰청장이 직접 방문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니 오래 묵은 한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다"며 "앞으로 추진할 피해보상 등을 위한 특별법 추진에 대해 경찰에서 힘을 보태달라"고 답했다.
우순경 총기 난사 사건은 경찰로 근무하던 우범곤 순경이 1982년 4월 26일 의령에서 홧김에 마을 주민들에게 무차별 총기 난사를 해 56명을 숨지게 하고 34명 부상을 입힌 사건이다.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은 보도 통제로 이 사건을 덮은 뒤 마을 단위로 조용히 추모가 이뤄졌지만 유족 건의 등으로 지난해부터 공식적으로 위령제 등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