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에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당 대선후보 간 단일화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한동훈 예비후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권 비대위원장이 "뭐가 부적절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되받아쳤다.
권 비대위원장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당 경선 후보인 한 예비후보가 자신의 해당 발언을 지적한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야권 원로정치인에게 향후 예상되는 반명 단일화나 소위 빅텐트 (구성) 과정에서 우리 당을 도와달라 부탁하는 것이 뭐가 부적절하고 왜 패배주의인지 잘 모르겠네요"라고 적었다.
당 대표가 대선 본선 승리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향후 한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꾸려야 한다는 점에서 당부에 나선 것인데, 왜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나타낸 것이다.
앞서 권 비대위원장은 지난 주말 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단일화를 거쳐 출마할 수 있도록 얘기를 해 달라는 요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곧 출마가 유력한 한 권한대행이 정 회장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지자,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나자, 각 후보 캠프들은 즉각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2차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선 관리의 최종 책임자인 당 대표가 중립 의무를 어긴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한동훈 예비후보는 이날 충남에서 국방 관련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에게 권 위원장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았다"며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꾸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건 패배주의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권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특별히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에서 한 권한대행 합류를 상수로 생각한다면, 의도적으로 저희가 그 부분을 외면할 수는 없다"며 권 비대위원장이 "그런 현실적 입장을 말씀하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권 비대위원장이 "이 시점에서는 저희 당 경선에 집중하는 게 더 맞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