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차례의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쳐 대선 후보를 각각 4명, 2명으로 압축하기로 했다. 다만, 4인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2인 결선투표 없이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1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대선 경선 방식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먼저 후보 등록은 14~15일 양일간 이뤄진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기탁금은 합계가 3억 원을 넘지 않도록 조정할 것"이라며 "선출직 당직자의 '1년 6개월 전' 사퇴 규정은 후보 등록 시부터 경선 종료 시까지 적용을 일시 정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류심사를 통해 걸러진 1차 경선 진출자는 16일 발표된다. 참여 후보들은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18~20일 사흘에 걸쳐 조별로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1차 컷오프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다. 명단은 22일 저녁 발표된다.
2차 컷오프에서는 '선거인단(당원) 투표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로 2명을 선출한다. 24~25일 일 대 일(1:1) 주도권 토론 방식의 맞수 토론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주도권 토론은 한 후보가 다른 특정 후보를 지정해 공방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지명 횟수에 따라 토론 기회 편차가 생긴다. 일부 흥행적 요소를 가미할 수 있게끔 '주먹이 운다', '칭찬릴레이' 등의 코너명도 거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에는 네 후보가 마무리 토론회를 갖고 각자의 전문성과 인품, 자격 등을 검증받는다.
결선투표에 해당하는 3차 경선은 마찬가지로 당원 투표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적용한다. 단, 4인 2차 컷오프 시 50% 이상 득표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는 경우에 한해, 1·2위 후보 간 최종 경선을 진행한다.
이는 당헌·당규에 기반한 조치다. 이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기본적으로 당 대표 선출을 할 때는 우리가 결선투표를 하는데 대통령 후보는 결선투표 형식을 (차용)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결선투표로 50%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그 후보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고 민주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차원에서 그런 결론을 내렸다"며 "특히 국민적 관심 제고를 위해 2인 경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당과 후보별 캠프에서) 많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모든 경선 여론조사에는 이른바 '역선택 방지 장치' 가 들어간다.
급작스럽게 앞당겨진 조기 대선인 만큼 이번에는 해당 조항을 배제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당헌·당규를 다듬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3차 경선 진행 시, 참여할 2인은 30일 발표된다. 전당대회는 토요일인 5월 3일 열리며, 여기서 최종 대선후보가 확정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한덕수 대망론'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 특정 후보에 유리한 '경선 특례'는 고려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사무총장은 관련 질의에 "(전혀) 검토해본 적 없다. 기본적으로 경선 일정에 참여해야 당의 후보가 되는 것"이라며 "특례규정을 만든다면 기존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다만) 경선이 다 끝나고 우리 당 후보가 다른 당이나 무소속 후보 등과 단일화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건 나중에 (선출)된 후보의 몫이지, 지금 당에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