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관세 폭탄을 터뜨리며 국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트럼프 리스크'라 부르며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정작 트럼프의 속내는 심각한 미국의 재정적자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2일 CBS '이철희의 주말뉴스쇼'에 출연한 박정호 명지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온통 '빚' 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올해 갚아야 할 국가 부채만 9조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GDP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관세 수입을 통해 이 부채를 해결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에게 (정부 효율화를 통해) 2조 달러 규모의 예산 절감을 지시하고, 영주권과 시민권을 판매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도 결국 빚 때문"이라며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유일한 단기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재정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8월이나 9월달이면 (재정이) 고갈된다고 한다. 그러면 이번 회계 연도를 다 못 채울 수 있다"면서 "미국 국채는 만기연장이 계속 들어오는데 미국에는 부가가치세가 없고 소득세나 법인세는 1년에 한 번 내는 것이라 세수 확보가 연말이나 내년 초에나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물건 들어올 때마다 내는 입장료니까 매일 걷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관세를 유예해 주고 뭘 다른 걸 해 줄 여지가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차별 관세폭탄 부과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관세 강화 조치가 미국 경제에도 손해라는 반론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트럼프는) 관세로 돈 갚는게 그렇게 부작용이 많으면 다른 대안 가져와 봐(라는 입장인데), 다른 대안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함께 최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스티브 미런 위원장이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손해를 본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미국이) 폭력적인 수준의 조치를 요구하기 직전"에 일종의 밑밥을 까는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과거 일본의 엔화 강세를 유도한 플라자 합의의 사례를 들어, 제 2의 플라자 합의를 요구하거나 미국의 만기 10년, 20년짜리 국채를 100년 만기 영구채로 바꾸자는 등의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차기 대통령이 이 문제에 잘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