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3kg이 빠졌습니다. 2만원 정도의 커피값도 절약했죠. 교통비만 아껴주는 줄만 알았는데, 웬걸… 생활이 달라졌어요."(직장인 연모씨)
서울시가 지난해 1월 도입한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사용 후기다. 대중교통을 많이 탈수록 이익인 구조. 이제는 시민들 입에서 "안 쓰면 손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서울시는 이 카드를 도입한 지 1년여 만에 누적 충전 1천만 건을 돌파했다고 15일 밝혔다. 실물카드 690만 건, 모바일카드 311만 건. 일부 편의점 판매처에선 "재고가 없다"는 말이 진작부터 나돌았고, SNS엔 '기동카드 득템 인증' 게시물이 줄을 이었다.
밀리언셀러 정책, 이용자 리뷰도 ★★★★★
기동카드를 쓰고 있는 직장인 설모 씨는 "퇴근 후에는 학원가는 일상이라 교통비가 부담스러웠는데, 기후동행카드로 청년할인까지 받으니 맘이 편하다"며 "덕분에 서울달 풍선도 저렴히 탔다"고 자랑했다.
연인의 권유로 기동카드를 처음 써본 시민 남모 씨는 "데이트할 때 차 안 막혀서 좋았고, 서울대공원 다녀오면서도 편했다"고 했다.
이용자 후기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는 '절약', '습관', '건강' 등이었다. 교통비, 커피값, 그리고 체중. 이 셋을 동시에 줄인다는 건 결코 흔한 정책 효과가 아니다. 시민들의 열광으로 '밀리언셀러 정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기후동행카드는 2024년 1월 첫 선을 보인 이후, 김포·남양주·하남 등 수도권 일부로 적용 지역을 확대했다. 신용카드 결제, 후불형 카드 도입, 관광객용 단기권(1~7일권) 도입까지 발빠르게 기능을 늘렸다.
정책도 진화 중이다. 서울시는 오는 5월 성남, 하반기엔 하남과 의정부까지 기동카드 사용범위를 넓힌다.
올 하반기부터는 청소년 할인도 시작된다. 만 13~18세 청소년은 기존 6만2천 원(대중교통 전용) 대신 5만5천 원에 한 달을 탈 수 있다. 2자녀 이상 가구도 5만5천원, 저소득층은 4만원대로 기동카드를 쓰게 될 전망이다.
'기후동행'이 아니라 '생활동행'
출시 당시만 해도 '환경을 위한 교통카드'라는 설명이 붙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선 '생활비 절약템', '서울살이 생존템'이라는 별명이 더 자연스럽다.
기동카드는 시민들의 생활에 스며들면서 '기후동행'보단 '생활동행'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시는 다음 달에는 재활용 소재(R-PVC)로 만든 'GO SEOUL' 통합디자인 카드도 새롭게 선보인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고, 교통복지와 환경이라는 두 축을 함께 아우르는 서울시 대표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