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최빈국 라오스의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시가 발 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라오스 락사오 지역에 상수도 시설을 확충하고, 서울 수돗물 '아리수'의 운영 기술을 전수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2023년 외교부에 직접 제안해 성사됐다. 정부는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올해 2월 최종 승인했다. 총사업비는 600만 달러, 우리 돈 약 81억 원.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사업 대상지는 락사오는 라오스 동북부의 교통 요충지로 인구 증가와 함께 물 수요가 급증했지만, 정작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수돗물 보급률은 48%. 주민들은 오염된 지하수나 병입 생수에 의존하고 있다.
현지 실사 결과, 기존 상수도 시설은 노후돼 누수가 심하고, 정수시설도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었다. 이에 서울시는 통합 취수장과 정수장 신설, 배수지 구축, 관로 정비까지 '아리수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할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락사오 지역 14개 마을, 5300여 명의 주민이 처음으로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받게 된다. 단순한 설비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현지 상수도 관리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 연수도 병행된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아리수의 세계화'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개발도상국 수도 공무원을 초청해 상수도 연수를 진행해왔고, 상수도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해왔다.
이회승 서울아리수본부장은 "이번 사업은 물 부족에 시달리는 글로벌 이웃에게 서울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값진 기회"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세계화하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