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대기성 자금이 24조원 넘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주식 저점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625조9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650조1241억원에서 보름 만에 24조1348억원이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예금으로, 이자를 기대하기보다는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다. 국내외 증시가 최근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서거나 안전자산인 금 매수 등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2조원 넘게 순매도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5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26억7천만달러(약3조7500억원)에 달해 3월 마지막 2주간 17억1600만달러 순매수보다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분기 말 요인으로 인해 지난달 요구불예금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요인도 반영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요구불도 줄어들고 있지만 정기예금 잔액도 감소세에 있는데, 금리가 내려가면서 정기예금의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을 반영하는 듯하다"며 "여기에 트럼프 이슈, 탄핵과 대선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와 해외 증시(특히 미국), 코인 시장 등이 요동치는 상황을 기회로 보고 투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