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공공의대' 설립 의지를 밝혔다. 다만 의료계의 반발이 여전해 실제 추진까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22일 자신의 SNS에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며 "공공의대를 설립해 공공·필수·지역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공공의료시스템을 갖춘 공공병원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고 지방의료원을 공공의료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며 "응급·분만·외상 등 필수의료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대 설립은 지역의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공공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이 일정 기간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의료 활동을 하도록 해,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공공의대 설립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시도했지만 의료계의 거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2018년에는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이 추진됐고, 2020년에는 10년간 4천 명 증원 방안과 함께 다시 추진됐으나 의료계 파업으로 중단됐다.
시민사회는 공공의대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최근 "공공의대를 통한 지역의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이를 대선 공약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은 "대만, 일본 사례를 보면 공공의대 졸업생의 지역 잔류율이 일반 의대와 차이가 없었다"며 "설립 취지는 이해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전국에 40개 의대가 있는 상황에서 의료 전달 수단만 잘 제공하면 상당 부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고려대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SNS에 "이 정책(공공의대 설립)은 어디까지나 장기적 관점의 대응"이라며 "공공의대가 설립되더라도 의사 배출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지역 소멸과 재정 악화 등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지금 필수의료의 위기는 신뢰 상실로 인한 세대 단절이 가장 급한 문제다. 미래 세대를 위한 근무환경 개선과 이탈 전공의 복귀 지원 등 신뢰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인력을 필수의료와 공공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환경 조성이 더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한 '의대 정원 합리화' 방침도 언급하며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지난 의료 대란은 모두에게 고통을 남겼다.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의료계는 대화의 문을 닫았고 결국 국민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며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갑작스럽게 의대 2천 명 증원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의정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의정갈등 해결의 돌파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