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데뷔한 오마이걸(OH MY GIRL)이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CBS노컷뉴스는 음악평론가 6인에게 오마이걸의 명반과 명곡을 추천받았다. 답은 답변자 이름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수록곡까지 명곡이 많다고 널리 알려진 만큼, 추천작도 고르게 나왔다.
랜디 서
곡
'세이 노 모어'(SAY NO MORE·2015)
'노크 노크'(KNOCK KNOCK·2016)
'나의 인형'(안녕, 꿈에서 놀아·2021)
'심해'(마음이라는 바다·2019)
'꽃차'(Flower Tea·2019)
오마이걸의 디스코그래피를 뒤져보면 듣기 좋은 틴팝의 울타리 안에서 최대한 알앤비적 복잡성을 추구해 본 곡들이 심심치 않게 있어요. 그런 곡들이 쌓여 이 팀을 더욱 세련되게 만들어줬습니다. '세이 노 모어' '노크 노크' '나의 인형'을 추천합니다.
오마이걸의 아름다운 보컬을 즐길 수 있는 미드템포 알앤비와 발라드로는 '심해'(마음이라는 바다 '꽃차' '항해' 등이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마노
곡
'라운드 어바웃'(ROUND ABOUT·2015) : 내용은 정황상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소녀의 당당한 자기 선언' 정도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스스로가 못나고 한심해 보일 때 '자존감 지킴이'로 삼곤 했던 곡. '내가 뭐 어때요 충분히 예뻐요' '누구도 나를 바꾸진 못해요' 같은 노랫말이 스크래치 난 자존심을 다시 치켜올려 주곤 했었다. 인트로의 외침에서처럼, 세상 모든 소녀가 각자의 길을 야심 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B612'(2016) : 제목에서 엿보이듯, 생텍쥐페리 원작 '어린 왕자'를 모티프로 하여 장미의 시점에서 가사가 그려진 곡으로 팬덤 '미라클'을 향한 팬 송이기도 하다. 오마이걸과 오랫동안 협업해 온 서지음 작사가('윈디 데이'의 작사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와 국내에서 마니아층이 두터운 안드레아스 오버그(Andreas Oberg) 작곡가의 팀워크가 빛나는, 풋풋한 노랫말과 서정적인 어쿠스틱 기타 멜로디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명곡.
'식스틴'(Sixteen·2015) : 어느 콘서트에서 이 곡을 라이브로 처음 듣던 날 참 많이도 울었더랬다. 넓은 의미로는 여성 간의 연대를 메시지로 삼은 '걸파워 K팝'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법한 노랫말이 가슴과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곡.
미묘
곡
'매직'(Magic·2018)
'세이 노 모어'(2015)
'핫 썸머 나이츠'(HOT SUMMER NIGHTS·2015)
'나의 인형'(2021)
'에덴'(Eden·2022)
'트와일라잇'(Twilight·2018)
'아이 파운드 러브'(I FOUND LOVE·2018)
수록곡의 질적 수준은 업계 전체가 상향평준화를 이루고 있지만, 오마이걸의 수록곡들은 더욱 특별하다. '비밀정원' 등 오마이걸 특유의 감성미에 설득되었다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곡들로 섬세하게 조율된 음악 세계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타이틀곡이 갖춰야 할 화끈함과 임팩트는 잠시 내려놓을 때, 때론 조근조근하고 때로는 달콤하게, 특유의 서정이 더 잘 빛나는 곡들이 있다. K팝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성공적으로 예쁜 댄스 팝곡들에 속한다. (무순)
박희아
앨범
'윈디 데이'(2016) : 오마이걸의 초기 콘셉트 구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앨범. 수록곡들까지 10대 시절의 추억과 정서를 담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 서사적으로도 무척 매력적이다.
곡
'윈디 데이'(2016) : 독창적이고 독특한 멜로디 라인은 오랜 K팝 팬들 사이에서 오마이걸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는 요소다. 시적이면서도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가사는 초기 오마이걸의 무드를 형성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으며, 이후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에도 설득력을 부여했다.
스큅
곡
'세이 노 모어'(2015)
'노크 노크'(2016)
'러브 어 클락'(Love O' Clock·2018)
'나의 인형'(2021)
'에덴'(2022)
타이틀곡은 많이 알려져 있을 테니, 오마이걸표 '상쾌한 소녀-서스펜스'의 정수를 보여주는 5편의 수록곡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토록 유려하고 섬세한 격정이라니!
최지선
곡
'비밀정원'(2018) : 여성 아이돌에게 내면의 발견과 자아의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부각된 당시 시점에 걸맞은 곡인 '비밀정원'을 추천해 봅니다.
황선업
앨범
'리얼 러브'(Real Love·2022) : 트랙마다 지향점이 명확히 다름에도 이를 오마이걸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내는 프로듀싱이 인상적이었던 앨범이다. 특히 '드립'(Drip)이나 '리플레이'(Replay)와 같은 평소에 잘 하지 않는 장르적인 면모, 같은 댄서블한 곡임에도 사운드의 콘셉트를 명확히 다르게 가져가는 다채로움, 이들의 발라드 명곡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항해'까지. 2022년 개인적인 헤비 로테이션 중 한 장이었다.
곡
'비밀정원'(2018) :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이건 뜬다'라고 확신했을 정도로, 벅차오르는 애틋함이 마음을 뒤흔들었던 곡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윈디 데이'(2016) : 음악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던 곡이다. 편곡의 구성이 상이한 벌스와 후렴의 대비, 갑작스레 치고 들어오는 간주의 에스닉한 무드, 마치 아바(ABBA)가 떠오르는 듯한 선율 구성과 하모니까지. 이렇게 과감한데 또 이렇게 대중적일 수 있구나 싶어 감탄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