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20일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날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총리로서 대통령 권한 대행을 수행하는 데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나의 권한은 헌법과 관련 법률에서 비롯된다"며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 간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 대행이 또다시 모호하게 대선 출마 여지를 남겨두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기존 야권은 물론, 당내 경선을 진행중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잇따를 전망이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의 경우 대선출마를 위한 공직사퇴시한인 다음달 4일까지 정부서울청사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 대행은 또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행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윈·윈이 되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산업 역량, 금융 발전, 문화, 성장, 부는 미국의 도움 덕분"이고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원조와 기술 이전, 투자, 안보 보장 등이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우 편리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를 포함해 무역 흑자 축소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며 "해군 조선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가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함께 논의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안보 문제를 논의할 명확한 틀이 없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다만 "사안의 성격에 따라" 주한미군 방위비 협정을 다시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총리실은 "우리 정부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충실히 이행해나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방위비 분담 관련 어떠한 협상 제안도 없으며 어떤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한 권한대행과의 통화 직후 SNS에 올린 글에서 '원 스톱 쇼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무역 협상에서 논의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는 이번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재무·통상 장관이 동시에 참여하는 '2+2' 고위급 통상협의를 개최한다.
우리 측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무역정책 책임자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는 미국의 제의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