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부적절한 기밀 정보 공유와 관련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이 후임자 물색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헤그세스에 대해 "그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미 공영 라디오 NPR은 이날 익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새 국방장관을 찾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달 15일 예멘 후티 반군 공승 일정 등을 민간 메신저 '시그널'의 채팅방에 공유했다고 폭로했다.
문제는 해당 채팅방의 구성원이 공무원이 아닌 본인의 동생과 부인 등 가족, 측근 등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후티 반군 공격 관련 기밀을 민간 메신저에 공유한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관련 당국자들이 초대된 별도의 시그널 채팅방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 시간과 무기 등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만 당시는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개설한 채팅방이었고, 실수로 시사잡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인이 채팅방에 초대돼 이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
이로 인해 마이크 왈츠 보좌관의 곧 경질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왈츠 보좌관의 채팅방은 안보 관련 당국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언론인이 포함된 것은 일종의 실수였던 것인데 반해, 헤그세스 장관의 채팅방은 가족, 측근들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왈츠 보좌관의 채팅방 사건이 터졌을 때도 야당인 민주당은 왈츠 보좌관 뿐만 아니라 군사 기밀을 채팅방에 버젓이 공개한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헤그세스 장관이 군사 기밀을 사적인 방에 공유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퇴진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헤그세스 장관의 거취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해당 의혹을 '가짜 뉴스'라고 규정했다.
앞서 왈츠 보좌관 채팅방 사건이 터진 후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국방장관 수석 고문인 댄 콜드웰 등이 국방부에서 쫓겨난 바 있다.
한편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2017년 공화당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 사건을 비공개로 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아 상원 인준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헤그세스 국방장관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나는 언론의 재판이 아닌 존경하는 상원의원들과 함께 정직한 청문회를 기대한다"며 "나는 싸움에서 물러난 적이 없고, 이번 싸움에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헤그세스 내정자는 상원 청문회를 통과했지만, 이번에 군사 기밀을 사적인 대상에 유출했다는 논란이 터지면서 향후 거취가 불투명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