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저 앞 집회를 금지한 경찰 조치에 불복해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사저 인근에선 여전히 1인 시위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탄원서도 경찰에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촛불행동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회시위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지난 18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경찰이 촛불행동의) 집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기능이나 안녕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서울법원청사 경계로부터 100m 이내 구간에 대한 시위 및 행진을 제한한 것인 점' 등을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촛불행동은 지난 14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 도로에서 200~2천 명 규모의 '윤석열·김건희 구속 촛불대행진' 집회를 열겠다고 서울 서초경찰서에 신고했으나, 일부 장소에 대해 금지통고를 받았다. 이에 촛불행동은 지난 16일 법원에 집회 금지통고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촛불행동이 집회 금지통고를 받은 장소는 아크로비스타 A, B, C동 앞 인도와 차로 등으로, 서울법원청사 인근 100m 이내에 해당하는 장소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사저 앞에는 여전히 1인 시위자와 유튜버 등이 찾아오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에도 아크로비스타 정문 앞과 건너편 인도에는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1인 시위자와 유튜버 등 10여 명이 있었다. 1인 시위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신고,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YOON AGAIN(윤 어게인)' 등 문구가 적힌 깃발과 태극기, 성조기 등을 들고 모여 있었다. 지나가던 행인이 "윤석열을 감방으로"라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욕설과 고함을 지르는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 남성 지지자는 마이크를 잡고 "상종하지 말라"며 "이재명을 감방으로" 맞불 구호를 외쳤다.
상황이 이런 만큼 서초경찰서에는 윤 전 대통령 사저 인근 시위를 문제 삼는 내용의 주민 탄원서도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탄원서에는 시위 소음이 시끄럽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울지하철 교대역 11번 출구 앞에서 '윤석열 김건희 구속 촉구 촛불문화제' 집회를 연다. 해당 장소는 집회 금지 구역에서 벗어나 있어 집회를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