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한동훈 후보가 계엄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홍 후보는 25일 오후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1대1 맞수 토론회'에서 "자꾸 한 후보는 계엄을 막았다는 데 야당이 막았다. 숟가락만 얹었다"라고 공세를 펼쳤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계엄 선포를 몰랐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계엄을 유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게 어떠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18명 국민의힘 의원과 제가 계엄을 막은 게 맞다"며 "국민의힘이 먼저 나서서 계엄이 위헌·위법이라고 가장 먼저 얘기했다. 국민의힘이 함께 표결에 임하지 않았다면 계엄군이 국회에 들어와 해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계엄이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해제됐다면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선포하지 않고 2차 계엄과 국회의원 해산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생각한다"며 "(숟가락만 얹었다는 것은) 홍 후보 독단"이라고 응수했다.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은 지난해 12월4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가결됐다. 재석 의원 190인 중 190인 전원이 찬성했다. 이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18명이었다.
이를 놓고 한 후보가 자신의 공을 부각하자 홍 후보가 "숟가락만 얹었다"고 지적한 것.
홍 후보는 '당 대표였다면 계엄을 막았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제가 당 대표면 계엄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탄핵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당 대표는 대통령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 후보가 당정 갈등을 촉발하면서 대야(對野) 투쟁에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했던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대통령의 기분을 맞췄던 사람이 계엄에 책임이 있다"며 "저는 계엄을 막았던 사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두 후보는 이 과정에서 서로를 향해 여러 차례 "깐족거린다"며 감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는 국민 앞에서 대통령을 폄하한 적 없나. 대통령한테 깐족대고 조롱한 적 없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한 후보는 "깐족댄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일생 생활에서도 주변인들에게 사용하냐"고 물었다.
홍 후보가 "쓴다"고 답하자, 한 후보는 "폄하하는 표현이다. 홍 후보를 존경하기 때문에 다른 분들한테 그런 얘기를 쓰지 않아야 한다는 조언을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