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순간이지 않나요?"
18번 홀(파4)에서 펼쳐진 마스터스 연장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이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그대로 그린에 무릎을 꿇었다. 고개까지 숙인 매킬로이는 눈물을 쏟았다. 기다리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매킬로이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연장 접전 끝에 로즈를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오픈, PGA 챔피언십 우승 후 11년이 걸린 커리어 그랜드슬램이었다. 남자 골프 역사상 진 사라센,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에 이은 6번째, 2000년 우즈 이후 25년 만의 기록이다.
우즈는 "이제 내 시간이 될지 궁금했다. 지난 10년 동안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부담을 안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마스터스 챔피언이라 부를 수 있게 돼 정말 자랑스럽다. 정말 어려웠다. 다음 메이저 대회 우승과 함께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꿈이 이뤄졌다. 오랫동안 꿈꿨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1997년 우즈가 그랜 재킷을 입는 것을 보면서 영감을 받은 세대다. 많은 선수들이 그랬을 것"이라면서 "그냥 골프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아닌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해 기쁘다"고 덧붙였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향한 도전은 쉽지 않았다. 2014년까지 3개 메이저 대회를 거머쥐었지만, 마스터스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 특히 2011년에는 3라운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흔들리며 미끄러진 아픈 경험도 있다.
매킬로이는 "(2011년의 매킬로이에게) 그 길을 계속 가고, 믿음을 잃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지금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든 소년, 소녀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자신의 꿈을 믿고, 계속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고, 실망감 속에서도 계속 도전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전설들의 박수도 이어졌다.
우즈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클럽에 가입한 것을 환영한다. 이제 매킬로이는 역사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고, 니클라우스도 "이제 매킬로이는 부담을 덜고, 더 좋은 골프를 선보일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플레이어 역시 "매킬로이의 클럽 가입이 자랑스럽다. 의심할 여지가 없이 현 시대에 기준"이라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