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2024-2025시즌을 마친 뒤 작별은 고했다.
대한항공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5전 3선승제)에서 현대캐피칼에 세트 스코어 1-3(20-25 25-18 19-25 23-25)으로 졌다.
앞서 원정으로 치른 1, 2차전에서 모두 졌던 대한항공은 이날도 승리를 놓쳐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의 왕조는 저물었고, 현대캐피탈이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토미 감독은 경기 후 "대한항공은 앞으로 트로피를 더 채울 거다. 하지만 올해는 아니었다"면서 "현대캐피탈에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굉장히 타이트한 챔프전이었고, 아쉬운 경기였다"면서 "그동안 매번 우리가 웃었지만, 이번에는 현대캐피탈이 훨씬 잘했다"며 패배를 승복했다.
그는 "이번 시즌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았고, 챔프전까지 올라온 건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토미 감독은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시즌 중에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로써 대한항공과의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한국에서의 여정은 정말 재미있었고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대한항공 구성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 조만간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번 시즌을 돌아본 토미 감독은 "가장 아쉬운 건 부상이었던 것 같다.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 "새로운 감독이 올 텐데, 분위기를 바꾸고 더 강한 팀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1년부터 대한항공을 지휘한 토미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KB손해보험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2021-2022시즌을 꼽았다.
하지만 우승보다 더 값진 추억은 선수들과 함께 한 모든 순간이었다. 그는 "훈련 중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 이기는 것도 좋지만 좋은 느낌은 빨리 사라진다"면서 "훈련 과정에서 나오는 재미있는 상황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대한항공을 떠나는 토미 감독은 곧바로 고국인 핀란드로 돌아가지 않고, 당분간 한국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싶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