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공백기가 길어졌다. 각자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고, 보이그룹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서는 무대 경험을 쌓으며 다시 땡스(공식 팬덤명)를 만날 날을 기다렸다. 특히 이번 컴백을 기다린 이유는, 데뷔 후 처음으로 '자체 프로듀싱'을 시도한 앨범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이다.
인제 멤버들이 직접 프로듀싱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는 소속사 대표 싸이의 말이 시작점이었다. 은휘는 타이틀곡 '아 진짜'(For Real?) 작사와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에 나섰고, 멤버가 다 같이 작사에 참여한 팬 송도 수록했다.
자체 프로듀싱 제안을 듣고 누군가는 많이 걱정했고, 누군가는 새롭고 흥미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였고, 누군가는 설렜다고 고백했다. 약 5개월을 바친 결과물은 TNX의 네 번째 미니앨범 '포 리얼?'(For Real?)로 탄생해 지난달 26일 세상 밖으로 나왔다.
CBS노컷뉴스는 TNX 멤버들에게 미니 4집 '포 리얼?' 제작기를 들어봤다. 첫 번째 편은 은휘가 단독 작사하고 작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한 타이틀곡 '아 진짜'를 집중해서 다룬다. 인터뷰는 4일 서면으로 이루어졌다.
TNX는 지난달 26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소속사 피네이션 대표인 싸이가 '때가 된 것 같다'라고 한 것이 '자체 프로듀싱'의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당시 기분이 어땠는지 물었다. 최태훈은 "당시에는 큰 기대나 설렘보다도 걱정이 많이 앞섰던 것 같다. 앨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이 없었다 보니 막막하기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장현수는 "저는 휘가 프로듀싱을 해준다면 좀 더 저희에게 잘 어울리고 저희의 모습이 잘 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대가 됐다"라고, 오성준은 "평소 휘 형의 음악 스타일이나 장점을 알고 있었기에 걱정은 없었고,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에 설렜다"라고 해 은휘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천준혁은 "저는 정말 설렜던 것 같다. 처음으로 앨범 제작의 과정을 시작부터 전부 저희가 주가 되어서 제작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보니까, 머릿속에 항상 생각해 왔고 꿈꿔왔던 수많은 아이디어가 많이 생각이 났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이번 앨범은 싱글 '푸에고'(FUEGO) 이후 1년만, 앨범 단위로는 '보이후드'(BOYHOOD) 이후 1년 9개월 만의 새 앨범이다.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자, 가장 멤버 참여도가 높았던 앨범을 준비하면서 '이것만은 놓치지 말고 꼭 갖고 가자'라고 세웠던 목표는 무엇일까.
"우리가 처음 가수를 꿈꾸고,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 어떤 모습을 꿈꿔왔고 이상향이 무엇이었는지를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최태훈)
"이번 앨범에서,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만의 색깔을 놓치지 말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자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장현수)
"'무대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전부 다 멋있게 만들자'가 꼭 갖고 가자고 마음먹은 목표였습니다!" (천준혁)
"이번 앨범 제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저희끼리 많은 회의와 얘기를 나눴는데요. 우리가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 우리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등등을 생각하고 정리한 후 앨범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끼리 나눈 대화 내용을 잊지 말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어요." (은휘)
"팀워크도 정말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저희 5명이 똘똘 뭉치는 것만큼 더 큰 힘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성준)
새로운 도전 과제를 마주한 멤버들은 서로 긴 이야기를 나눴다. 'TNX가 잘하는 게 뭘까?'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대중과 팬이 TNX를 좋아할까?' 두 가지가 주요 주제였다. 깊은 고민과, 많은 대화 속 내린 결론은 무엇이었을까.
'잘하는 것'과 관련해, 최태훈은 "우리 나이대에 맞는 자연스러운 모습과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과 무대였다"라며 "그래서 각자의 꾸며지지 않은, 어쩌면 날것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팬분들과 대중분들이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라고 답했다.
장현수는 "'비켜'나 '푸에고'처럼 퍼포먼스 중심의 음악도 좋지만, 저희가 좀 더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건 자유로운 느낌,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며 "이번 앨범은 저희의 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희의 모습 그대로가 많이 반영된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어떤 장르와 콘셉트도 잘 소화해 내는 것"을 TNX 장점으로 꼽은 오성준은 "그럼에도 저희가 제일 잘하는 건 우리 나이대에 맞는 자유롭고 젊은 에너지를 주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 리얼?' 앨범은 정말 저희가 하고 싶은 걸 담았고, 젊음 그 자체인 저희의 모습을 다 담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잘하는 것'을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운을 뗀 은휘는 "데뷔 때부터 보여드린 팀의 색이 다양했기 때문에 더 혼란스럽기도 했다"라면서도 "돌아보니 우리는 꾸며지지 않은 모습과 내용을 노래할 때 가장 시너지가 나온다고 느꼈고, 우리의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대중분들과 팬분들 모두 좋다고 느낄만한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더 커진 멤버들의 '자율성'과 '자유도'를 언급한 멤버도 있었다. 천준혁은 "해야 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음악과 무대를 하자는 게 결론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진심을 다해야 보는 사람들도 우리 음악과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고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총 5곡이 실린 새 미니앨범의 타이틀곡은 '아 진짜'다. 장현수는 "타이틀곡 후보로는 외부 작곡가분들의 곡도 있고 다양한 곡들이 있었다. 정말 많은 곡을 듣고 청음회도 해보면서 투표를 거쳐 '아 진짜'가 선정됐다"라고 밝혔다.
'아 진짜'가 '타이틀감'이라는 데는 크게 이견이 없었다. 오성준은 "사실 수록곡인 '왓 이프'(What If)라는 곡도 멤버들 사이에서 수록곡으로 들어가기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아 진짜'라는 확신의 타이틀이 있었기에 당연하게 선정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천준혁은 "처음 들었을 때부터 타이틀곡으로 다들 어느 정도 확신을 했던 것 같다. '아 진짜'라는 단어가 확실하고 특이하면서도 모두가 자주 쓰는 말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공감하기 쉬운 콘셉트와 키워드인 것 같아서 굉장히 좋았다. 노래도 너무 신나고 자유분방하고 힙하면서 귀여워서 듣자마자 저희 TNX 같았다. 그래서 듣자마자 거의 타이틀로 확정을 지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특히 '음악'에 있어서는 무척 까다롭고 기준이 높은 싸이 대표를 만족시키기 위해, 은휘는 여러 가지의 데모(임시 곡)를 만드는 등 공을 들였다.
최종 음원으로 채택된 버전에는 어떤 매력이 녹아있는지 물었더니, 은휘는 "타이틀곡은 아주 쉽고 재미있는 곡"이라며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들으실 수 있도록 음악에서 최대한 부담스러운 요소들을 덜어내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중독성 있고 귓가에서 맴도는 매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은휘는 TNX 곡을 쓸 때는 1절까지 트랙, 가이드를 러프하게 만들고, 같이 작업하는 트랙 메이커에게 보내 트랙을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트랙이 완성되면 완곡 탑라인을 작업하는 순서를 "고집하고 있다"라고도 전했다. '아 진짜'도 이 과정을 그대로 거쳤다.
시원한 드럼과 중독적인 기타의 강렬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아 진짜'는 힙합, 하이퍼 팝, 록을 버무린 곡이다. 들었을 때 단번에 '밴드 사운드 곡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악기 소리가 귀를 사로잡는다. TNX는 이 곡을 하면서 '당연히' 춤도 춘다.
곡과 안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은지 질문하니, 최태훈과 오성준은 생각보다 안무가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최태훈은 "안무 난도가 좀 높아 걱정하기도 했다. 생각보다도 곡에 안무가 너무 잘 어울려서 만족하고 있다"라고, 오성준은 "사실 저는 안무가 이렇게 강도 높을 줄 몰랐다. 하지만 무대에서 에너지를 주기 위해 이 정도의 안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멤버 형들도 모두 긍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장현수는 "안무가 가사에 맞게 직설적으로 나와서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정말 신나기도 하고, 저희도 무대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안무"라고, 천준혁은 "정말 솔직하고 귀여운 가사가 많은데, 그런 가사와 신나는 사운드에 맞춰서 안무도 포인트 있게 너무 찰떡으로 잘 나온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은휘도 "안무는 정말 맘에 든다. 사실 곡을 만들면서 안무가 어떻게 나올까 걱정을 했었는데, 귀엽고 멋있고 자유로운 모습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안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랑했다.
TNX는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에도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천준혁은 "멤버들 의견이 정말 많이 들어가고 반영된 것 같다"라며 "의상은 펑키한 록 밴드 스타일을 담으려고 했고, 헤어나 메이크업도 노래에 맞게 더 다양한 스타일들로 찾아보면서 많은 시도를 해봤다"라고 말했다.
은휘는 "앨범의 색깔을 잡아주는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펑키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빈티지 재킷을 활용한다거나, 멤버별로 다른 컬러의 팀버랜드를 활용해서 좀 더 색깔을 분명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오성준은 "'우리 땡스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가 전체적인 콘셉트"라며 "이번 의상 중에서는 청바지에 딱 붙는 상의, 빈티지 재킷을 매치해서 록 시크 느낌을 주는 컨셉이 가장 마음에 든다"라고 답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