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14일 부산을 찾아 PK(부산·울산·경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차 컷오프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평가 속에서도,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불출마로 생긴 중도·실용 성향의 표심을 자신이 흡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지역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간담회에서 과학기술 기반의 산업 재편과 지역 중심 공약을 발표하며 "산업 대전환을 이끌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사직구장 재건축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컷오프 생존, 아직 끝난 싸움 아니다"안철수 의원은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에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빅4에 못 들었다는 조사도 있지만, 반대로 포함된 조사도 있다"며 결과 해석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오세훈 시장,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층과 나의 정치적 기반이 겹친다"며, "그분들 지지자 중 실용적이고 능력 중심의 판단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그런 기준에서 이미 검증된 후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여권 전체를 보면 탄핵 찬성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런 점에서 처음부터 소신껏 탄핵을 지지한 나는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CBS노컷뉴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4월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문수(14.5%), 한동훈(12.2%), 유승민(12.2%), 홍준표(7.0%), 나경원(6.4%), 이준석(5.4%), 오세훈(4.1%), 안철수(3.3%)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안 의원이 4명을 선출하는 1차 컷오프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당헌 제99조에 따라 지지정당이 없거나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한다.
따라서 일반 여론조사와 실제 컷오프 결과 간 괴리가 생길 수 있으며, 중도층 흡수력이 강한 안 의원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부산 방문이 안 의원에게 있어 '컷오프 생존'을 위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덕수 총리는 국정에 집중해야…출마는 시기상 부적절"안 의원은 이날 현장에서 제기된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능력은 출중하지만 지금은 대선 출마를 논할 시기가 아니"라며, "국내외 경제와 외교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총리는 맡은 바 국정 운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은 분이 동시에 대선을 준비하는 건 현실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이 시기에는 다른 정치적 고려보다 국가를 위한 집중이 먼저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부산으로, 사직구장은 스마트 돔으로"
안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PK 지역을 위한 핵심 공약도 제시했다.
그는 "PK는 하나의 생활권·산업권·경제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반드시 금융이 있어야 한다"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강조했다.이어 "지역에 머무는 돈이 자산이 되고, 산업으로 이어져 다시 고용과 미래로 돌아오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며, "부산의 아들, 지역을 키우는 사나이 안철수가 PK와 함께 대한민국의 중심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는 "사직구장을 돔구장급 스마트 야구장으로 재건축해 '야구+관광 메가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 여론조사 개요: 해당 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2025년 4월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