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 조짐이 감지되면서, D램 현물 가격의 상승세가 업황 개선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6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제품인 'DDR4 8Gb 2666'의 현물 가격은 4월 3일 기준 1.95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3일 최저치인 1.722달러 대비 한 달 만에 13.3%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7월 하순부터 이어지던 하락 흐름을 끊고, 지난달 초부터 본격적인 상승 전환이 이뤄진 셈이다.
D램 현물가는 유통 채널에서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가격으로, 보통 4~6개월 후의 고정 거래 가격을 선행해 반영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비록 일일 가격은 변동성이 크지만, 시장 내 수급 심리를 빠르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정 거래 가격 역시 하락세를 멈췄다. 같은 조사기관에 따르면, PC용 DDR4 8Gb D램의 지난달 평균 고정가는 1.35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움직임이 포착된다. 중국의 교체 구매 촉진 정책인 '이구환신(以舊換新)'과 미국의 관세 시행을 앞둔 수출 증가가 최근 메모리 출하량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반도체 업계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주요 증권사의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집계한 결과, 1분기 연결 영업이익 예상치는 4조9430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5.17% 감소한 수치지만, 이달 들어 일부 증권사가 5조 원대 예측치를 제시하면서 이전보다 시장 기대가 다소 높아졌다. KB증권은 5조8천억 원, 하나증권은 5조4천억 원, SK증권은 5조3천억 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업계는 D램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일부 제품군 가격 인상 계획을 고객사 및 유통 파트너사에 전달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주요 고객들과 메모리 가격 인상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가격 인상보다는 수요에 맞춘 유연한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메모리 업황 개선 신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통상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는 25% 관세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품목에 대한 새로운 관세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