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와 임직원 인센티브 부당 지급 등의 의혹에 휩싸인 대한탁구협회와 전·현직 협회 임원들이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협회장을 지낸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도 징계 대상에 포함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14일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천된 선수를 탈락시키고 다른 선수로 바꾼 A협회에 관해 기관 경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A협회가 후원 및 기부금에 관한 인센티브를 부당하게 지급한 것과 관련해 전·현직 임직원 중 2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4명은 직무 태만 및 정관 등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A협회는 대한탁구협회다.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강신욱 후보는 지난 1월에 정책토론회에서 유승민 당시 후보에 대해 협회장 재임 때 후원금을 '페이백'했고, 2021년 도쿄올림픽 탁구 국가대표 선발에서 선수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돈다며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일단 유 회장은 당시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세라고 역공했고, 이후 기자 회견을 열고 페이백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유 회장은 "더 많은 후원금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었는데 요점은 제가 돈을 받았냐 안 받았냐 여부일 것"이라면서 "100억 원의 후원금 가운데 제가 직접 28억5000만 원을 끌어왔는데 단 한 푼의 인센티브도 안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체육회 감사를 매년 받았고, 거기서도 지적 사항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서도 "누가 보더라도 어떤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야 하는지 명확했다"면서 "국가대표 감독했던 분이 C 선수를 강력하게 원했다고 해서 재고했으면 좋겠다고 돌려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선 D선수가 귀화 선수라 애국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해서는 안 될 말까지 나오는 등 문제가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윤리센터는 해당 사항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협회 관계자 2명이 인센티브를 부당하게 지급했거나 받았고, 유승민 당시 협회장을 비롯한 총 4명이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 협회의 국가대표 바꿔치기 의혹도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센터는 "협회 국가대표 선수 선발은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이뤄진다"면서 "피신고인은 회의를 마친 날 (유승민 당시) 협회장으로부터 D선수가 C보다 성적이 앞선다며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하겠냐는 이야기를 들은 뒤 추천 선수를 D로 변경했다"고 조사 내용을 밝혔다. 이어 "선수 변경 사유가 발생하면 경기력향상위원회를 다시 개최해 심의해야 하지만 탁구협회는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