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서변동 진화헬기 추락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관계당국이 현장 합동 감식을 발였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7일 오전 경찰·소방, 대구 북구·동구 등과 함께 헬기 추락 장소인 북구 서변동의 한 채소밭에서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추락한 헬기의 잔해의 위치를 표시하는 분포도를 작성하는 한편 헬기에 남아있는 연료와 오일 등을 채취했다.
또 헬기에 장착돼 있던 보조기억장치가 소실됨에 따라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면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해당 헬기는 블랙박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전날 오후 3시 12분쯤 대구 북구 서변동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났고, 30여분 뒤 진화 작업을 벌이던 헬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인 70대 남성이 숨졌다.
사고 헬기는 미국 벨(BELL)사의 206L 기종으로 1981년 제조돼 44년간 운항한 노후 헬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은 담뱃불 실화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발생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헬기 추락을 목격한 김영호(71·남)씨는 "(헬기가) 잘 가다가 공중에서 멈춰버렸다. 안 멈추고 5m만 더 가서 착륙하면 되는데 물주머니 때문에 180도 돌면서 추락했다"고 전했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물을 싣고 비행하던 헬기가 갑자기 공중에서 멈췄고, 하부에 달려 있던 물이 움직이면서 그 반동으로 헬기가 무게중심을 잃고 추락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앞서 지난달 26일 경북 산불 현장에서도 진화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