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 급식종사자로 근무하다 폐암 진단과 산재 승인을 받았던 60대 여성 A씨가 결국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학교 급식실은 과연 안전할까요?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 매일 오전 8시면 머리에 위생모를 쓰고 고무장갑을 낀 급식종사자 10명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이곳은 학생과 교직원을 포함해 약 1400명이 넘는 학교인데요. 하루에 조리하는 양은 약 300kg, 쌀부터 채소, 고기까지 매일 아침 검수와 손질, 조리, 배식, 설거지까지 이들의 손을 거칩니다. 약 1400인분의 점심식사를 조리하는데 허락된 시간은 단 2시간, 급식종사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집니다.
"튀김기 앞에 서 있으면 연기가 코로, 입으로, 폐로 그대로 들어옵니다. 마스크도 소용없어요."
19년째 학교 급식종사자로 근무하고 있는 차영화씨, 튀김을 할 때 발생하는 연기가 몸에 안 좋을 걸 알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튀김류와 부침류 반찬은 꼭 준비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안타깝게도 폐결절 진단을 받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온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조리흄'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튀김, 볶음 요리를 장시간 고열로 조리할 때 많이 발생하지만 학교 급식실의 환기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
실제로 전국 학교 급식종사자 중 60명 이상이 폐암 진단을 받았고 100명 이상이 폐암 의심 판정을 받았습니다. 경기도 일부 학교에선 근무자 10명 중 7명이 폐결절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솔직히 무섭죠. 그런데 아파도 쉴 수가 없어요. 제가 없으면 동료들이 다 떠안아야 해요."
하루 평균 40kg 잔반통과 20kg 바트(조리용 통)를 수시로 옮기는 급식종사자들에게 관절통은 일상이고 높은 노동 강도에 비해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방학 때는 월급도 없고 알바도 학교장 허락 없이는 못하기 때문에 사람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차씨는 쉬고 싶어도 동료들 때문에 쉴 수 없다고 호소합니다.
학교 급식종사자 출신 경기도의회 김옥순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지난 2024년 '경기도교육청 안전한 급식실 환경 조성 및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며 학교 급식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에 나섰습니다.
해당 조례에는 ▲조리실 환기 설비 의무화 ▲조리 종사자 건강검진 강화 ▲근무환경 실태조사 ▲인력기준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국지방자치학회에서 선정한 우수조례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김옥순 의원은 "급식실은 단순한 조리 공간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매일 밥을 지어주는 공간이고, 동시에 노동자들의 일터이자 삶"이라며 "안전한 급식실이 될 수 잇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급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 급식종사자들의 이야기와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경기도의회 김옥순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