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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돈 있어도 살까 말깐데"…촉박한 AI 힘 싣기

정쟁·탄핵에 밀리고 밀린 GPU 확보…추경 청사진 나왔지만 탄핵 사태 이후 리더십 공백…늦을수록 커지는 변수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적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AI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서는 등 뒤늦게 고삐를 당기고 나섰다.
 
대통령 리더십 공백, 정치권 다툼 아래 놓인 우리나라가 미루고 미룬 추경마저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AI 경쟁의 국가적 격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감액 예산에 탄핵까지…리더십 공백 속 GPU 수난시대 
14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주 초 발표되는 추경안엔 통상 문제, AI 지원에 관해 3~4조 원가량의 예산이 반영될 예정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간담회를 열고 "급격한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AI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약 3~4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야당이 주도한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이와 관련된 정쟁의 급류에 밀리고 밀려온 추경에 뒤늦은 박차를 가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AI 경쟁력' 부문이다. 정부 예산 확보가 지연되는 사이 가장 거센 위기론에 직면한 분야 중 하나가 국내 AI 산업 가동에 필수적인 고성능 GPU 확보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 직후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자신의 임기가 '2달 남짓' 남았다고 말하면서도 작심하고 'GPU 확보 위기론'과 추경 필요성을 강조한 것 역시 이와 관련돼 있다.
 
유 장관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도 핵심과제 3월 실적 및 4월 계획 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관해 가장 애타는 사람이 제가 아닐까 싶다"며 "올해 (추경 편성 없이는) GPU가 들어올 공산이 거의 없다"고 호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1990년대 국가 재정을 대거 투입해 초고속 인터넷망을 신속하게 마련한 덕에 이를 바탕으로 여러 선도적 IT 기업들이 탄생했다"며 "재정으로 GPU를 대거 확보해 민간의 AI 개발을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늦을수록 변수만 커지는데…혼란한 정계, AI 예산은 첩첩산중 
문제는 'G2'를 필두로 각국이 GPU 확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본예산 차질은 물론 리더십 공백을 맞아 추경까지 적기를 넘기고 넘기며 수급 변수만 키우고 있단 점이다.
 
GPU 확보 목표치는 지난 2월 과기부 발표 당시 연내 1만 5천 장에서 올해 1만 장, 내년 상반기까지 총 1만 8천 장으로 조정됐는데, 추경 상황에 따라 이마저도 불확실한 처지다.
 
현재 유통되는 엔비디아의 H200 모델을 기준으로, 개별 칩 단가에 부대적인 네트워크 장비, 배터리, 저장공간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할 거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GPU 수급난으로 각국 정부와 글로벌 빅테크들이 이미 공급사인 엔비디아와 최우선 계약을 맺는 등 물량 확보에 달려드는 가운데, 재정의 더딘 걸음은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 (집행) 시점의 환율, 엔비디아 등 제조사로부터의 구매 가능성을 검토해야 실제 물량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가능해 보이지만, 추경이 늦춰질수록 제조사 등 입장에 따라 확보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이종환 교수는 "챗GPT에 딥시크 충격에 이르기까지 AI 개발과 GPU 수요는 세계적으로 폭발 중인 반면 물량은 항상 부족한 상태"라며 "우리나라 기업과 연구소들도 마찬가지 상황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빠르게 예산이 편성돼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기술 자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엔비디아 GPU 업그레이드 주기가 1년으로 단축된 것이 상징적이다. 충분한 예산을 확보한 뒤 적절한 '타이밍 잡기' 중요성이 커지는 것이다.
 
AI 추경을 둘러싼 여야 이견은 크지 않다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말이지만, 조기 대선으로 어수선한 정국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기재부가 각 부처와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국회에 추경안을 넘기면 심사를 시작할 텐데, 4월을 넘기면 대통령선거 등 정국 상황과 칩 단가 등 변수로 확보 자체가 미지수가 될 수 있다"면서도 "AI 부문에선 시급한 것들이 많은 만큼, 여야 합의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새 정부 출범과 거시적 계획 마련의 중요성도 여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종환 교수는 "GPU 구입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와 AI 인력 양성 등에 관한 국가적 전략 수립이 멈춰 있는데,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충분히 투입해 고민해야 할 부분들도 많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국가적인 로드맵을 갖추고 세부 전략 수립에 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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