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부'(감독 김형주)가 개봉 18일째에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승부'는 4월 12일 하루 동안 13만 5732명의 관객을 동원해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169만 1037명, 누적 매출은 약 150억 원에 달한다. 이로써 '승부'는 3월 26일 개봉 이후 18일 연속 정상을 지키며 흥행 장기집권에 성공했다.
'승부'는 한국 바둑사를 대표하는 실존 인물 조훈현 9단(이병헌 분)과 그의 제자 이창호 9단(유아인 분)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승부의 세계에 던져진 인간의 내면과 사제 간의 치열한 감정선을 그려냈다. 두 연기파 배우의 연기 대결로도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개봉 전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팬데믹 시기 넷플릭스를 통한 OTT 공개를 검토했으나 이후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지면서 일시적으로 공개가 보류됐다. 하지만 배급사 측은 극장 개봉으로 전략을 선회했고 결과적으로 관객들의 호응 속에서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승부'는 OTT 판권을 비롯한 부가 수익을 포함해 실질적인 손익분기점이 약 90만~100만 명 수준으로 낮춰졌고 현재 관객 수 기준 이미 흑자를 기록한 상태다. 배급사 측은 향후 국내외 OTT 플랫폼에서도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같은 날 박스오피스 2위는 이병헌 감독의 성장 드라마 '아마추어'로, 2만 723명의 관객을 추가하며 누적 5만 7238명을 기록했다. 3위는 범죄 실화극 '로비'로 1만 7776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22만 7444명에 도달했다.
그 외 애니메이션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일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재개봉판도 각각 4위와 5위권에 오르며 상영작의 다양성을 더했다.
'한편, 승부'는 유아인의 마약 논란 이후 처음 개봉한 스크린 복귀작으로도 주목된다. 최근 유아인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그가 출연한 또 다른 작품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 역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번 흥행은 그의 연기 복귀와 산업적 복귀 가능성에 대한 시험대로 해석되기도 한다.
한국 영화의 극장 관객 수 회복세가 더뎠던 상황에서 '승부'의 안정적 흥행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중·장년 관객층의 관심을 이끈 실화 기반 작품이라는 점에서 장르적 확장성도 입증했다는 평가다.
개봉 3주 차에 접어든 '승부'가 200만 관객 고지를 넘을 수 있을지, 그리고 후속 개봉작들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오래 박스오피스 선두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