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 본선 출전 국가 수를 64개로 확대하자는 제안에 유럽, 아시아 뿐 아니라 북중미까지 반대 의사를 표했다.
2030년은 FIFA 월드컵 100주년이 되는 해다. 100주년 기념 '64개국 체제 월드컵'은 남미 측의 아이디어다. 지난달 초 열린 FIFA 평의회 회의에서 우루과이축구협회 이그나시오 알론소 회장이 2030년 대회만 참가국을 64개로 늘리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안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지지를 받는 걸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왔으나, 각 대륙 연맹 수장들의 일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빅터 몬탈리아니 회장은 15일(한국 시간) 스포츠 매체 ESPN과 인터뷰에서 "아직 48개국이 나서는 월드컵도 해본 적 없다"며 "64개국 확대 안건은 논의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넓은 축구 생태계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회장은 지난 12일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며 "누군가는 132개국으로 늘리자고 요구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도 이달 초에 "(64개국 확대안은) 나쁜 생각으로, 당치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로써 남미 측을 제외한 유럽, 아시아, 북중미 대륙 연맹 모두 '64개국 대회'에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낸 셈이 됐다. 반면,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 일본이 대륙별 예선전에 나가지 않은 영향으로 단 한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 본 중국은 내심 반기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대회를 치른 FIFA 월드컵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32개국이 본선에 출전해 왔다. 북중미 3개국(미국, 캐나다, 멕시코)이 공동 개최하는 2026년 대회에서는 48개국으로 참가국 수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