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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룡' 국힘…그들은 왜 '그곳'에서 출마했나

6·3 대선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이재명 전 대표가 독주 체제를 굳힌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출마 주자만 10여 명에 육박하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15룡(龍)' 얘기까지 나온다.
 
12일 기준으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안철수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다.
 
주요 주자들이 고심 끝에 출사표를 던진 장소를 보면, 후보별 캐릭터와 전략이 엿보인다.
 
5년 만에 복당한 김문수는 '정공법'…소통관서 출마 회견
장관직에서 물러난 직후인 지난 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장관이 택한 회견 장소는 국회 소통관이다. 국회 출입기자단이 상주하며, 매일 각 정당의 현안 브리핑 또는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곳이란 점에서 안정적으로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원외 인사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의 주선이 있어야 기자회견장 대관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전 장관의 출마 회견은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다리를 놓아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김 전 장관과 고향(경상북도 영천시) 선후배 사이다.

'윤석열 정부' 인사로 그간 정치적 행보에 제약이 컸던 만큼 출마의 변(辯)을 충분히 펼치기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소통관 회견장에 모이는 취재진의 규모는 주최자의 이름값이나 사안의 중대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소통관 내 회견 등은 방송으로 생중계가 되기도 하는데, 많은 언론이 현장 커버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스피커가 영향력 있는 인사라는 의미도 된다.
 
김 전 장관은 전국지표조사(NBS)·한국갤럽 등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해왔는데, 이러한 여론 동향이 자연히 취재 열기로 이어졌다.
 
당일 회견에 앞서, 소통관 옆 본관에서 진행된 입당 절차에서부터 20~30명의 기자들이 따라 붙었 다. 그는 지난 2020년 자유통일당 창당을 위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한 지 5년 만에 '복당'했다.
 
같은 국회 경내지만…한동훈은 분수대, 나경원은 본관 계단 
마찬가지로 국회 경내에서 대권 도전을 천명한 주요 후보로는 한동훈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이 있다. 다만 '디테일'은 달랐다.
 
먼저 한 전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정문과 본관 사이 놓인 분수대 앞에서 출마를 알렸다.  '계엄을 몸으로 막아낸 장본인'이란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지난 2월 말 펴낸 저서명 '국민이 먼저입니다'에 부합한 민의(民意)의 상징이 곧 국회란 판단도 한몫했다.
 
당 대표 당시 일어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혔던 한 전 대표는 계엄 선포 당일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안 의결을 위해 당 의원들을 설득한 바 있다. 실제로 여당에서는 친한(親한동훈)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이 성사됐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연설에서도 이를 적극 어필했다. 그는 "겁이 나서 숲에 숨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보다, 제일 먼저 국회로 향하고, 제일 먼저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한 사람, 저 한동훈이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견장에서는 친한계 의원들과 그 보좌진, 한 전 대표의 팬덤인 '위드후니' 등 1천 명에 가까운 인파가 분수대를 빙 둘러쌌다. 사방이 탁 트인 느낌과 함께, 지지세를 과시하기에 최적의 공간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나 의원은 국회 내에서 야외 회견이 가장 많이 진행되는 본관 앞 계단을 택했다.  당 내 5선 중진으로서의 경륜 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한 전 대표와는 상반되는 반탄(윤석열 탄핵 반대)파로서, 이번 대선에 '체제 전쟁'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포석도 깔렸다. 나 의원이 선 연단 뒤로 거대한 태극기가 펄럭이는 시각적 효과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태극기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정당성을 옹호해온 반탄집회의 표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탄핵 기각·각하를 주장한 강성 지지자들이 줄곧 태극기를 지참했던 탓이다.

헌법재판소 선고 이후,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진 나 의원은 11일 출마 선언식에서 이번 선거를 두고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냐, 반(反)자유·반헌법 세력에게 대한민국을 헌납할 것이냐', 제2의 6·25전쟁"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전 대표를 겨냥해 "누가 이 거대한 악의 세력과 맞서 싸워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데 앞장서온 저 나경원"이라고 역설했다.

'통합' 방점 찍은 安은 광화문…탄핵 찬반 프레임 탈피 의도
아예 국회 밖으로 눈을 돌린 인사도 있다. 4선으로, 벌써 네 번째 대선레이스를 뛰는 안철수 의원이다.

안 의원은 '시대교체'와 더불어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었는데, 탄핵 찬반 집회가 모두 열린 광화문광장 외의 다른 곳을 떠올리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관련 프레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중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탄핵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대표적 반탄파인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이 8일 안 의원의 출마 회견을 격려차 방문한 것도 의도치 않게, 재미있는 '그림'이 됐다.

광화문광장 안에서도 세종대왕 동상이 아닌 이순신상 앞을 선정한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태평성대의 성군'보다는 국난을 극복한 '구국의 영웅' 이미지가 더 출마 배경을 설명하기에 효과적이었다는 전언이다.

유 시장이 9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출마를 선언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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